공수처 검사 13명중 7명이 ‘로펌 출신’ 논란…“피의자가 로펌 변호인 선임땐 공정성 우려”

고도예 기자 , 황성호 기자 입력 2021-04-19 03:00수정 2021-04-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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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모두 중대형 로펌 꼽혀
회피신청-재배당 등 수사 차질”
16일 임명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와 평검사 13명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직전까지 로펌에서 근무해 법조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수처 조사를 받게 될 피의자들이 공수처 검사들이 속해 있던 로펌의 변호인들을 선임할 경우 자칫 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 부장검사로 임명된 김성문 변호사(54·사법연수원 29기)와 최석규 변호사(55·29기)는 직전까지 각각 법무법인 서평과 동인의 변호사로 활동했다. 공수처 평검사인 김일로 이승규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숙정 변호사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에서 근무했다. 박시영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에, 이종수 변호사는 법무법인 세종에 몸담아왔다. 한 변호사는 “공수처 검사들이 속해 있던 로펌은 모두 변호사 수, 매출액 기준으로 ‘중대형 로펌’으로 꼽힌다”며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포진해 있어 수사 단계 변호를 많이 하던 곳”이라고 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고위 공직자들이 공수처 검사들이 속해 있던 대형 로펌의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럴 경우 검사와 변호인의 친분 등을 이유로 수사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공수처 검사들이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맡겨 달라고 ‘회피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3명의 공수처 검사 중 사건을 맡아 수사할 인력 풀은 더 좁아진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도 법조 경력 5년 이상인 사람들을 법관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로펌 출신인 경력 법관이 ‘소속 로펌 사건’이라는 이유로 사건 재배당 신청을 하는 일이 많다”며 “소규모 조직인 공수처가 사건을 재배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최악의 경우 수사가 무력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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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공수처 검사들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공수처 검사들이 퇴임 후 로펌에 재취업할 경우 수사 정보 등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3년 임기인 공수처 검사는 3번까지 연임할 수 있다. 부장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공수처 검사는 아무리 길어도 9년 안에 변호사로 복귀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대형 로펌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 공수처 검사의 퇴임 후 취업 제한 규정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수처는 로펌 출신 검사들의 사건 재배당 및 회피 방안 등을 내부 사무규칙으로 정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조항을 만들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제기되는 논란 등을 감안해 사건, 사무규칙 안에 내용을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는 김 부장검사를 수사 전담 부장, 최 부장검사를 공소부장으로 두고 검사, 수사관 등 조직 구성을 마쳤다며 접수돼 있는 고소 고발 사건 888건을 부서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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