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갔던 국내 공장 유턴… 제조업 부활 신호탄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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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디스플레이-도금업체 등 4곳 복귀
인천시, 유턴기업 적극적으로 발굴… 중기 자금지원-기술보증 지원 성과
KOTRA와 복귀지원 설명회 열기로

6000여 곳에 이르는 중소기업이 입주해 생산 활동에 나서고 있는 인천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 경영 환경이 악화돼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곳이 많지만 반대로 인천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6000여 곳에 이르는 중소기업이 입주해 생산 활동에 나서고 있는 인천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 경영 환경이 악화돼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곳이 많지만 반대로 인천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에서 첨단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던 A사는 2010년 중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코스닥에 상장한 뒤 미국 등에 해외지사를 두는 등 회사가 성장했으나 해마다 가파르게 오르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개를 중국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현지 인건비도 많이 올라 생산거점으로서의 이점도 약화돼 중국 공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2023년까지 인천에 300억여 원을 들여 제조공장을 건립해 직원 80여 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최근 저성장 시대에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던 각국 정부가 해외 생산공장을 다시 국내로 이전시키는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체 자국 귀환)을 추진해 기업 생태계를 재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가운데 해외로 공장을 옮겼다가 인천으로 되돌아오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3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복귀한 기업 18곳 가운데 인천이 A사를 포함해 4곳으로 충남과 함께 가장 많았다. 인천에 본사를 둔 전자부품 도금업체인 B사도 2014년 필리핀으로 공장을 옮겼다가 최근 인천으로 돌아왔다. 2019년 인천으로 돌아온 기업은 2곳에 불과했다.

수도권에 속해 있어 인천이 다른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의 지원이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라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기업 운영 환경이 나빠져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기업이 많은 가운데 리쇼어링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시는 정부 지원책과 별도로 인천에 있다가 해외로 떠난 기업 가운데 귀환 의사가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왔다.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교통의 요충지로서 우수한 입지조건과 맞춤형 시책을 제시하는 노력을 펼쳤다. 시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특별우대, 기계 설비나 공장 확보 자금, 기술보증 등을 지원하며 인천 복귀를 도왔다.

시는 올해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리쇼어링 가능성을 분석해 국내 복귀 기업 상담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KOTRA와 협업해 ‘찾아가는 국내 복귀 지원제도 설명회’ 등을 열어 유턴기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A사의 경우처럼 국내 복귀 기업이 모두 고용창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리쇼어링이 장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부활을 알리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해외#국내 공장#제조업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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