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때 건립된 ‘청렴의 상징’ 순천 ‘팔마비’ 보물 지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6일 03시 00분


전남 순천시는 “청렴을 상징하는 순천 팔마비(八馬碑·사진)가 보물 제2122호로 지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순천시 영동에 있는 팔마비는 높이 40cm, 가로 140cm, 세로 76.5cm 규모로, 재질은 사암(砂巖)이다.

팔마비는 고려 충렬왕 때 승평부사(昇平府使)를 지낸 최석의 청렴함을 기리기 위해 승평부(현재의 순천)에 건립한 비석이다. 최석이 1281년 승평부사에서 비서랑(秘書郞)으로 영전하자 마을 사람들은 관례대로 말 8마리를 기증했다. 최석은 개성으로 상경한 뒤 기증받은 말 8필과 암말이 승평부에서 낳은 망아지 1마리를 보태 9마리를 돌려보냈다.

이후 부사가 오고갈 때 말 8마리를 주던 관례가 없어졌다. 주민들은 이런 최석의 공덕을 기려 팔마비를 세웠다. 현재의 팔마비는 정유재란 때 파괴된 것을 조선 광해군 때인 1617년 복원한 것이다.

순천시는 청렴한 지방관의 표상인 팔마비의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했다. 순천시는 다음 달 13일 남문터 광장에서 팔마비 보물제막식을 열고 기관단체장·시민 청렴 선서를 한다. 팔마비와 팔마정신에 대한 역사기록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허석 순천시장은 “팔마비의 보물 승격은 시민들이 팔마비에 깃든 청렴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온 노력의 결과”라며 “팔마비의 청렴정신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보존 및 활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순천#팔마비#보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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