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편지에 ‘응답’…국내 구호단체가 미국에 마스크 보내는 사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3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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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학생과 한인 시장의 눈물 편지에 ‘응답’
에이스바이오메드 KF-94 마스크 4만장 기부
대한항공도 1천5백여만원 운송비 지원

지구촌을 덮고 있는 코로나의 공포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희망브리지전국재해구호협회가 우리보다 훨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에 마스크를 보내주기로 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쇼 미 유어 하트 재단(Show Me Your Heart Foundation·SMYH)을 통해 뉴저지주 소도시 팰리세이즈 파크(시장 크리스정)와 로스앤젤레스(LA) 한인회 등에 KF-94 마스크 4만장을 지원한다고 3일 밝혔다.

시작은 SMYH 재단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학생 에블린 최씨의 편지였다. SMYH 재단(대표 원혜경)은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12년 설립됐다. 병원 자원봉사, 청소년 장학금 지원, 세미나 등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최씨는 “미국에서 지난 1년 동안 수 백만명이 실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살 형편이 안 된다”고 썼다. 1월 20일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2천540만명으로 전 세계 확진자 1억명의 1/4을 웃돈다.

뉴저지주 펠리세이즈 파크의 크리스 정 시장도 지난해 말 희망브리지에 편지를 보냈다. 그는 이민 1.5세대로 한인 출신 최초 시장이다. 이 지역은 전체 인구 2만여명 중 한국계 미국인이 절반 가까이 사는 곳이다. 정 시장은 “취약계층의 코로나19 감염율이 유난히 높은 우리 시에 ‘희망의 불꽃’을 보내 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두 사람의 편지를 받은 희망브리지는 생명공학 전문 업체 에이스바이오메드에 도움을 요청했고, 흔쾌히 KF-94 마스크 총 4만장을 기부 받았다. 대한항공도 항공 운송비 1천500여만원을 지원했다.

마스크는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화물기에 실려 미국 뉴욕과 LA로 배송된다. SMYH 재단이 펠리세이즈 파크 등지에 마스크 3만장을 전달하고, LA 한인회에 1만장을 보낸다.

희망브리지 김정희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줬던 미국에방역 마스크를 보내게 된 것은 우리 국민과 기업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어서 이번 기부의 의미가 남다르다” 고 말했다.

희망브리지는?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했다.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59년 동안15천억원의 성금과 5천만점 넘는 구호물품을지원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극복 성금 974억원을 모금해 2천만점 이상의 물품을 방역 취약계층과 의료진, 치료시설 입소자 등에게 전달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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