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장학사 불륜소문 전한 교직원, 1심 유죄-2심 무죄 왜?

뉴시스 입력 2021-01-19 14:05수정 2021-01-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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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공연성·고의 없다…명예훼손 구성요건 해당 안 돼"
동료 장학사의 불륜 소문을 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교직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형걸)는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충북도교육청 소속 공무원 A(54·여)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충북도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하던 2018년 7월21일 경남 거제도로 떠난 동료 부부여행 자리에서 장학사 B씨에게 동료 장학사 C(여)씨의 불륜설을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교육청 내 확인되지 않은 불륜 소문을 마치 C씨가 당사자인 것 마냥 허위사실을 전한 것으로 수사기관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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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도 A씨에게 유죄를 적용했다.

지난해 5월 1심 재판부는 “거제도 여행 전부터 교육청 내 불상 남녀가 불륜 관계인 것 마냥 소문이 나 있던 점과 B씨가 A씨의 발언을 감사관실 장학사에게 말한 뒤 C씨가 불륜 당사자인 것처럼 소문이 확대·재생산된 점, C씨가 미혼인 점 등을 종합할 때 A씨의 발언은 C씨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정도의 구체성을 띠는 ‘(허위)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여자가 누구라고 말한 사실이 없고, 설령 남자와 함께 있었다는 얘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는 C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저해될만한 사실 적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판단은 달랐다.

명예훼손죄 구성요건인 ‘공연성’과 ‘고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파 가능성 없이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이 없다고 할 것”이라며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발언 경위와 동기, 사실 적시의 내용, 발언 상대방과의 관계 등 제반 사정에 비춰볼 때 피고인의 사실 적시에 공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명예훼손의 고의 및 전파 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어 “당시 충북도교육청 장학사들 사이에 피고인이 말한 소문이 퍼져 있던 것은 사실인 점과 피고인 발언의 전체적 취지는 불륜 관계를 암시하기보다는 ‘근거 없는 소문의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미뤄볼 때 피고인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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