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는 생명포기…조선시대 방역이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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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9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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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뉴시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뉴시스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은 29일 대책 마련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등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오후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인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고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이나 장비, 인력이 부족한 요양병원 및 시설의 코호트 격리는 사실상 해당 기관 내에 있는 우리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호트 격리는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 또는 시설을 의료진, 직원과 함께 폐쇄함으로써 감염의 외부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그런데 오히려 코호트 격리로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의 상태가 더 악화하고 심지어는 코호트 격리 중 사망하는 일까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아직 감염되지 않은 직원이나 환자가 오히려 코호트 격리 중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라며 “21세기 서울 한복판에서 역병이 창궐했다고 길을 막고 다리를 끊어 단 한 명의 환자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조선시대 방역이 웬말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존 의료기관으로 부족하다면 지금이라도 적당한 장소나 부지를 확보해 대규모 임시 전용의료기관을 마련하고 예산이나 행정적 절차에 구애받지 말고 누구든 나서서 강력한 리더십 하에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전국적인 코로나 감염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한 일시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 등 과감한 조치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에서는 이날까지 총 38명의 환자가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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