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화이자 백신 ‘초저온 운송’ 안돼 접종 연기…‘-70도 유지’ 한국도 숙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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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상자 내부 온도 15도까지 올라
韓, 내년 1분기 냉동고 250대 구비

영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독일, 스페인 등에서 백신 보관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하고 유통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접종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은 내년 3분기에 화이자 백신 1000만 명분의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직접 초저온 백신 관리 체계 구축을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남부 바이에른주 리히텐펠스시는 27일(현지 시간) “화이자 백신 한 상자가 운송 중 적정 온도를 벗어나 보관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상자에는 975회 접종분 백신이 있었지만 시 보건당국이 접종을 앞두고 상자 내부를 확인한 결과, 영상 15도까지 온도가 올라갔음이 밝혀졌다.

백신이 제대로 냉동 보관되지 않은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초저온을 유지하는 드라이아이스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오엔테크 역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가 독일 내 25개 백신 유통센터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우크스부르크와 딜링겐 등 독일 내 다른 지역뿐 아니라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말까지 130만 회 접종을 목표로 하는 독일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살바도르 일라 스페인 보건장관은 28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온도 조절 사고 등 물류 장애로 일부 화이자 백신의 납품이 하루 연기됐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영국에서도 화이자 백신의 냉동 보관에 문제가 발견돼 일부 접종이 미뤄졌다. 화이자는 28일 성명을 내고 “보관 및 유통에서 발생한 문제로 일부 백신의 EU 배송 일정을 재조정했다”며 “다만 제조상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 방역당국은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의 도입에 대비해 내년 1분기 안에 냉동고 250여 대를 갖출 계획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코로나19 백신#초저온 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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