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건설현장 62명 확진… 코앞에 다가온 3단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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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3단계 격상 분야별 준비
“기업들에 재택근무 확대 요청
상점 폐쇄-식당 포장만 허용 등 전문가-각계 단체와 협의중”
시민들 장보기-미용실 이용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실시 검토를 공식화했다. 경제와 민생에 미칠 타격이 상당하지만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경우 최근 한 달간 거리 두기를 4차례나 강화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16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건설현장과 요양병원, 종교시설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계속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구 건설현장과 관련해 6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근로자 56명과 가족 4명을 포함해 총 62명이 감염됐다. 현장에선 사무실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체 밀접 접촉자만 100명에 달해 감염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시는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현장의 지하 식당 등에서 식사를 하다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노인시설에서의 집단감염도 계속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이날 29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4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이틀간 이 병원 입원환자 13명, 직원 12명, 간병인 5명이 감염됐다. 이 병원엔 환자 111명이 입원해 있다. 최근 한 달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정신병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만 17건(68%)이다.

최근 1주간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거리 두기 3단계 조건(일평균 800명 이상)을 충족함에 따라, 방역당국은 격상에 대비한 세부 조치를 검토 중이다. 특히 재택근무, 상점 폐쇄 여부 등을 놓고 전문가, 관계 단체와 협의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브리핑에서 “3단계 매뉴얼은 표준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실제 적용 시에는 유행 상황과 특성, 위험 요인을 고려해 주요 내용을 다듬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3단계 기준보다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예컨대 이번 3차 유행은 1, 2차 때와 달리 가족, 친지 간 등 소규모 모임을 통한 집단감염이 많아 이런 특성을 지침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대본은 3단계 격상 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최대한 많은 인력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경영계와 개별 기업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식료품 판매 시설과 약국 등 필수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 상점의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식당, 카페에 대해선 운영을 중단시키거나 테이크아웃만 허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의 3단계 방역수칙 기준으로는 식당의 경우 오후 9시까지는 문을 열 수 있다. 프랑스 등에선 거리 두기 최고 단계에선 식당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소규모 감염이 많은 3차 유행의 양상을 감안해 집합금지 허용 인원을 현 10명 미만에서 5명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불안해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사재기 현상까지는 아니지만, 온라인에는 마트 폐쇄를 우려해 물이나 라면, 즉석식품 등의 구입 필요성을 묻는 게시물이 늘고 있다. 미용실이나 이발소를 가는 사람도 있다. 3단계 때는 모두 문을 닫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 3단계로 조정될 것이라는 출처 불명의 글까지 온라인에 퍼지자 중대본은 “3단계 상향은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갑자기 발표하지 않고 미리 충분히 알린 뒤 실시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김하경 기자
#코로나19#거리두기 3단계#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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