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확진 70%가 가족감염… 집에서도 수험생 거리두기 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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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수능 1주일 앞… 3차 대유행 비상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불과 1주일 앞둔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 가까이 치솟았다. 확진 판정이나 자가격리자 통보를 받은 수험생도 160여 명에 이른다. 특히 학생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대부분 가족 간 감염으로 확인돼 수험생 가족은 더욱 마음을 졸이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 힘만으로는 49만 명이 응시하는 국내 최대 시험의 방역에 성공할 수 없다”며 “국민들은 모든 친목 활동을 멈추고, 수험생 가족은 1주일 동안 가정에서도 거리 두기를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 가정에서도 ‘수험생 거리 두기’ 지켜야

교육부에 따르면 26일 현재 수험생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21명, 자가격리자는 144명이다. 교육부는 자가격리 대상 수험생 3800명을 위한 시험실과 확진자 172명을 위한 별도 시험 공간을 준비했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위한 시험 공간에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능이 치러지는 12월 3일 전후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안심할 수 없다. 시험 공간 부족을 떠나 대규모 확진이나 자가격리 발생 상황에서 혼란이 우려되는 탓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생계를 위한 부득이한 일이 아닌 한 식사 약속도, 연말 모임도 모두 취소하고 마스크 착용과 실내공간의 주기적인 환기 등 생활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달라”라고 말했다. 또 20대 감염이 (전체 확진자의) 19%라면서 젊은층에서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수험생의 부모, 형제, 자매는 가정 내에서도 거리 두기를 꼭 지키는 것이 좋다. 교육부가 학생 확진자의 감염 이유를 조사해 보니 가족을 통한 전파가 가장 많았다. 특히 11월 2∼11일 확진된 학생들의 경우 가족 간 감염 사례가 70%였다. 전국적으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5일 학생 확진자도 전날보다 38명이 늘었다. 유 부총리는 “수험생 가족 모두가 남은 1주일 동안만은 가정 내에서도 가급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 달라”며 “수능 전날까지 수험생 자녀가 학원이나 교습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지 않도록 지도해 달라”고 설명했다.

수험생은 수능 직전에 확진자나 자가격리자가 돼도 시험을 볼 수 있다. 확진 판정이나 자가격리 통보를 받아도 절대 당황하지 말고 즉시 교육청에 통보하는 게 중요하다. 보건소는 수능 전날인 12월 2일 근무시간을 연장해 수험생을 대상으로 우선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도 당일 통보해주기로 했다. 만약 수능 전날 진단검사를 받아야 할 경우 병원(선별진료소)이 아닌 보건소에 가야 한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수능을 보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많다. 한 고3 학생은 “가뜩이나 마스크 쓰고 수능을 보면 힘들 텐데 일반 수험생과 같은 공간에서 보는 게 아니라면 더 긴장돼 점수가 안 나올 것 같다”고 했다. 한 학부모는 “흰머리가 많아졌는데 미용실도 못 가고 있다”며 “지저분해 보기 싫지만 아이가 혹시 나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무섭다”고 했다.

○ 수능 이후에도 방역 불안

수능이 끝나도 걱정이다. 수능 이틀 뒤인 5일부터 수시모집 대학별고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유 부총리는 “수능이 끝이 아니고 대학별고사까지 생각해야 한다”며 “수능 직후 수험생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만 한국 전체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과 달리 대학별고사는 확진자가 응시할 수 없다. 자가격리자 응시 여부는 대학마다 다르다. 최근 수험생 중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크게 늘면서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는 학교들도 부담이다. 대학별고사 날에는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데, 자가격리자가 많아지면 8개 권역에 마련된 별도 고사장에 인력을 보내야 한다.

대학가에서 집단 감염이 이어지면서 학교 안에서 치러지는 대학별고사 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18∼24일 대학생 코로나19 확진자는 139명. 교육부가 관련 통계를 수집한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별고사는 워낙 다양한 지역의 학생이 모이는 데다 현재 대학가에 코로나19 확진자도 늘어서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 기자
#코로나19#수험생#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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