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일주일 남았는데…집단감염 확산에 곳곳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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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5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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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동작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현장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진단 키트를 들고 있다. 2020.11.25 © News1
25일 서울 동작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현장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진단 키트를 들고 있다. 2020.11.25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국에서 49만여명이 응시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5일로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능이 감염병 확산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전날(2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해 방역에 고삐를 쥐고 있지만 효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한 데다 지난 2~3월 1차 유행(대구·경북)이나 지난 8월 2차 유행(수도권)과 다르게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춥고 건조한 계절적 요인까지 맞물려 감염병 확산세를 꺾기 쉽지 않다며 수험생은 남은 기간 최대한 외출하지 말고 가정에서 시험을 준비하고 수험생 가족도 개인방역수칙 준수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만큼 수능 시험장에서 전파가 이뤄져 지역사회로 퍼져 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험생이 진단검사를 받고 적합한 시험실에서 응시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24일)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382명 나왔다. 최근 8일 가운데 지난 21일(271명)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300명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42명, 경기 82명, 인천 40명 등 수도권에서 264명(69.1%)이 나왔다. 비수도권에서도 충남 18명, 부산 18명, 광주 14명, 강원 13명, 경남 11명, 전남 8명, 전북 8명, 대구 5명, 대전 4명, 충북 3명, 제주 3명, 울산 3명, 경북 3명 등 세종을 제외한 13개 광역지자체에서 모두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가족·지인 간 전파를 통해 학생이나 교직원이 확진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충청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청주 흥덕구에 거주하는 50대 가장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날 40대 배우자와 20대 자녀, 고3 수험생 자녀 A군 등 일가족 4명이 집단감염됐다.

A군은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한 것으로 확인돼 기숙사 학생과 학교 식당 직원 등 2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다.

동대문구 고등학교-마포구 홍대새교회 관련 집단감염 확진자도 이날 0시 기준 101명까지 불어났다. 동대문구 B고등학교 교사와 학생 1명이 지난 18일 처음 확진된 이후 관련 확진자가 급증했다. 이 가운데 학교 관련 확진자는 교사 2명과 학생 5명이다.

방역당국은 최초로 확진된 교사가 홍대새교회 신자인 점을 고려해 교사로부터 집단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국 일일 학생 확진자는 5명에 그쳤지만 이후 줄곧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일 14명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24일까지 14일 연속으로 1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했다.

여기에 지난 21일 전국 110개 고사장에서 6만여명이 응시한 중등학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중등교원 임용시험) 이후 응시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하면서 수능에서도 무증상 확진자가 일반시험실에서 응시하고 이에 따른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능은 임용시험보다 응시자가 8배나 많은 데다 고등학생은 무증상 확진 비율이 높고 의심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시험실에서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 최대한 많은 수험생이 시험 전에 진단검사를 받도록 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기저기서 엎질러진 물처럼 집단감염이 터지고 있어서 수능 전까지 확산세가 잦아들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험생은 시험까지 가정에만 머물면서 건강관리를 할 필요가 있고 가족도 최대한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는 학교 내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오는 26일부터 전국 고등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보건소·병원 등 진료·검사기관과 협조체제를 마련해 시험 전날 진단검사를 받는 수험생은 당일 결과를 받아볼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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