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승강기 타지 마”…아파트 입주민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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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18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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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아내에게도 욕설, 못 참아”
배우 박은혜 “인간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상생관계” 일침

사진|뉴시스(본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뉴시스(본 기사와 무관한 사진)
전남 영광군의 한 아파트에서 택배기사 부부가 물건을 배송하면서 엘리베이터를 오래 잡아둔다는 이유로 입주민이 승강기 사용을 금지시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8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의 당사자인 택배기사 A 씨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엘리베이터 사용을 금지시킨 입주민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A 씨는 “입주민분들께 양해 말씀드리겠다. 아파트 입주민 몇몇 분들께서 택배 배송시에 엘리베이터 이용을 금지해달라고 하시고, 무거운 짐도 계단을 이용해서 배송하라고 하셨다”며 “제가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17층부터 뛰어 내려오면서 배송을 하는데도 엘리베이터 탑승을 금해달라 요청하시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이유는 입주민분들에게 불편함을 감소시키기 위하려 무거운 물건은 최대한 집 앞으로 배송해 드리려고 이용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그러면서도 저희는 입주민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층 엘리베이터 앞에 물건을 놔두고 17층부터 1층까지 계단을 이용하여 배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어 “하지만 몇몇 입주민분들은 강력한 항의와 욕설을 하시며 불만을 표출하셨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그리하여 택배 물건은 경비실에 보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A 씨는 “생물 등 아이스박스 물건이 변질된 것에 대해서는 배송당일 미리 문자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찾아가지 않아 발생된 것이므로, 변상조치를 해드릴 수 없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A 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것을 다 참을 수 있지만, 제가(남편) 보는 앞에서 함께 일하는 아내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내뱉을 때는 억장이 무너지고 죽고 싶을 만큼 참담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가 보도된 이후 각 커뮤니티에서는 ‘이기주의의 끝이다’ ‘몰상식하다’ ‘집 앞까지 갖다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입주민을 향한 비난이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엘리베이터가 두 대 이상이 아닌데 층층마다 멈추면서 배달하면 불편하다’ ‘1층이나 지하에 택배보관함을 설치하는 게 합리적 대안’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배우 박은혜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아직도 이런 상식 이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게 너무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또 “서비스업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인간과 인간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상생관계라는 것을 이해하면 좋겠다”며 “택배기사님들이 없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상에 살면서 저런 몰상식한 행동은 이제 그만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은혜는 “어떤 상화에 갑을을 정하는 건 너무 웃긴 일이지만 자신이 누구에게도 갑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서로 존중하고 자기가 하지 못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대신해주시는 분에 대한 감사함을 늘 갖고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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