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나서 지역 특성에 맞는 육아친화공간 만들어야”

김하경 기자 입력 2020-11-12 03:00수정 2020-11-12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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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 인터뷰
“기존 육아정책이 서비스와 현금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공간 정책도 병행돼야 합니다.”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52·사진)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집과 어린이집, 유치원만 오가는 것이 아니기에 아이들이 자라는 동네와 지역사회 내 육아친화적인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인 백 소장은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회 위원, 보건복지부 성평등자문위원회 위원, 서울시 보육정책위원회 위원장 등으로도 활동하며 저출산·육아 정책을 다뤄왔다. 그는 “2030세대를 만나면 이들은 ‘우리 사회가 불행한 사회라 태어날 아이에게 미안해서 출산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며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백 소장은 우선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만들어 다양하게 육아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해볼 것을 추천했다. 정부 차원의 정책으로는 지자체마다 처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 상대적으로 고액의 출산수당을 주거나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것은 모두 해당 지역이 느끼는 긴급함과 갈증에 따라 세운 정책”이라며 “산단지역, 농산어촌, 도시재생지역 등 특성에 따라 필요로 하는 육아 공간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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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소장이 가장 이상적으로 육아친화주거단지를 꾸릴 수 있다고 보는 곳은 신도시다. 도로, 건물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계획하고 조성하기 때문에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육아친화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지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도시재생형 지역은 다른 주거단지보다 도로가 좁고 노후한 시설이 많아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필요하다. 놀이터와 공원 등 아이들의 공간도 부족한 편이다. 백 소장은 “리모델링을 할 때 육아 관련 공간이 부족하다면 옥상 놀이터, 작은 텃밭 등을 조성하고 주민센터의 일부 공간을 활용해 양육자와 아이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산어촌형은 문화와 교육 관련 인프라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하다. 인구도 적어 곳곳에 모든 인프라를 조성하기도 어렵다. 백 소장은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지점에 단독건물 형태로 복합형 육아센터를 지어 교육과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마을 잔치도 열 수 있도록 해 육아·교육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산단지역의 경우 늦게까지 일하는 부모가 많아 야간보육이나 24시간 보육이 이뤄질 수 있는 시설이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이 늦게까지 시설에 머물러야 하는 만큼 아이들이 편안하도록 시설의 질을 높이고 식단 영양도 잘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사회공동체적인 의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자녀가 내 노후를 책임져 주는 사회가 아니다. 젊은 세대들의 사회·경제활동을 통해 거둬진 세금으로 노인 복지가 이뤄질 것”이라며 “모든 아이들이 나와 관련돼 있다고 생각하고 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육아친화주거단지#공간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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