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봉현, 이상호에 ‘내친구 뉴욕 주재관 파견’ 부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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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2018년 김봉현 텔레그램 확보… 경찰-군인 인사청탁 진위 수사중
李 “부탁했지만 주의깊게 안들어”… 해당 총경은 다른 지역에 파견돼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 News1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 News1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이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55·수감 중)에게 군인과 경찰 인사를 청탁한 증거 자료를 검찰이 확보해 진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김 전 회장이 2018년 11월 20일 이 씨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로 A 대령과 B 총경의 이력서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김 전 회장은 먼저 A 대령의 장교 이력서를 전송하면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유흥주점 주소를 동시에 적었다. 이어 B 총경의 이력서 사진을 보내면서 “뉴욕 주재관 파견 목 22 면접 진행 예정입니다.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이 씨는 “오키”라고 답했다. 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부산 대표를 맡아 이름을 알린 이 씨는 당시 전문건설공제조합의 감사였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사업 파트너로부터 A 대령의 장성 진급을 부탁받아 이 씨에게 이력서를 전달한 것”이라며 “이 씨로부터 군 인사 관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들었다”고 청탁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 씨가 내가 보는 앞에서 군 인사와 관련해 수방 사령관, 육군 참모총장과 통화하면서 골프 치자고 하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친구인 B 총경이 ‘뉴욕 주재관으로 가고 싶은데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길래 친구를 돕고 싶어 이 씨에게 경찰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 전 회장은 유흥주점 주소를 전달한 이유에 대해 “이 씨가 술을 마시겠다고 해서 제가 돈을 내기로 하고 유흥주점 주소와 영업 전무 연락처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김 전 회장이 그런 부탁을 했지만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대령은 진급하지 않았고, B 총경은 경찰청의 주재관 파견 대상자 면접을 치른 뒤 동남아시아 지역의 주재관으로 파견됐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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