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에 모습 드러내는 연쇄살인범 이춘재…2일 증인 출석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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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 후 출소한 윤성여씨가 지난 9월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9.7 /뉴스1 © News1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 후 출소한 윤성여씨가 지난 9월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9.7 /뉴스1 © News1
10대부터 70대까지 여성을 강간·살해·유기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34년 만에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 법정에 출석한다.

2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제12형사부(박정제 부장판사)는 역대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를 법정에 소환한다.

이날 이춘재는 피의자가 아니라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

이춘재 소환은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간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한 윤성여씨(53)의 변호인 측이 재판부에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이춘재에 대한 주신문은 변호인 측에서 맡기로 했다.

변호인 측의 주신문 예정시간은 2시간여 정도이며 검찰 측은 상황에 맞춰 보충신문을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8차 사건뿐만 아니라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했던 살인사건 전반에 대해 신문을 펼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모방범죄로 알려져 왔던 8차 사건을 비롯, 1986년 9월~1991년 4월 경기 화성지역에서 발생한 10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이춘재가 어떻게 진술할지 주목된다.

또 이춘재가 밝힌 추가 범행 4건에 대해서도 어떻게 진술할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이춘재가 34년 만에 일반 국민들 앞에 서면서 그가 이날 법정에서 어떤 말을 먼저 꺼낼지, 8차 사건의 억울함을 풀고자 재심을 청구한 윤씨에게 진심어린 사과의 말을 전할지 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춘재가 밝힌 추가 범행 4건은 Δ1987년 12월 수원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 Δ1989년 7월 화성에서 있었던 초등학생 실종사건 Δ1991년 1월 청주 복대동 여고생 살인사건 Δ1991년 3월 청주 남주동 주부 살인사건 등이다.

재판부는 국민뿐만 아니라 언론, 경찰 등 많은 인파가 법정에 몰릴 것을 우려해 합의부, 검찰, 변호인이 있는 주법정과 영상송출 방식으로 다른 법정에 연결되는 ‘멀티 법정’ 등 법정을 2곳 운영하기로 했다.

또 이날 오후 1시30분 예정된 이춘재의 출석 시각보다 30분 앞서, 즉결법정에서 방청권 43석을 선착순으로 배부할 방침이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과거 사진으로만 알려진 이춘재의 모습을 실제로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방청객들로 이날 법정은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하루 이춘재가 신분이 증인이라 할지라도 현재 ‘구속 피고인’이기 때문에 방청석이 아닌, 피고인 대기실을 통해 법정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구속수감의 지위가 변함이 없고 구속 피고인인 만큼 ‘계호’(수용자가 생명, 신체를 해하거나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 책임을 갖고 있는 교도관의 통제 하에 법정에 출석할 것이라고 법조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재판부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제 4조에 따라 언론에서 제기한 촬영요청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린 만큼 이날 촬영기기를 동원한 법정 내 촬영은 금지된다.

다만, 12월로 예상되는 8차 사건의 선고공판 전에 촬영허가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미리 의견을 밝힐 것을 약속했다.

이춘재는 1994년 충북 청주지역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현재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양(당시 13세)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과거 이 사건 진범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이후 감형돼 수감 20년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이에 윤씨는 지난해 11월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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