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독감 접종 후 이상반응 건수 증가, 국민 인식 높아졌기 때문”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29일 18시 23분


코멘트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1551건…예년보다 10배↑
"접종 후 사망 사실 충격…인식 높아져 신고 증가"
"우선접종대상 아닌 성인 만성질환자 접종 우선"
"수입산이 국내산보다 안전하다 판단 근거 없어"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접종 이후 이상반응 및 사망신고 건수가 예년보다 증가한 이유와 관련, 보건당국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국은 또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자가 우선접종한 뒤에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 성인 만성질환자가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봤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9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독감 백신 관련 기자단 설명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독감 백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있다고 신고된 건수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1551건이며, 이 중 사망 신고사례는 72건이다.

현재까지 접수된 올해 예방접종 이후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예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독감 예방접종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각각 108건, 132건, 177건이 보고됐다. 올해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신고 건수는 더 증가할 수 있다.

신고 건수 증가에 대해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이후)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 커서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이에 대해 많이 인식하고, 신고 수가 올라갔다”며 “앞서 두 번 정도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걱정을 주는 사례들이 있었고, 17세 청소년의 사망 사례가 크게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백신 때문에 사망자가 많다면 접종군과 비접종군의 사망률이 어떻게 다른지를 우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은 또 우선접종대상자의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한편, 우선접종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일반 성인 연령의 만성질환자도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에 따른 우선접종대상자는 만 12세 미만 어린이, 임신부, 만 13~18세 청소년, 만 62세 이상 고령층 등이다.

그러나 우선접종대상자에는 독감 고위험군인 성인 만성질환자가 포함돼 있지 않다. 특히 백신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각에선 우선접종대상자가 아닌 국민 중 우선순위를 정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우선접종대상자는 독감 고위험군과 고위험군에 전파가 가능한 사람이지만, 만성질환자는 우선접종 대상자가 아니지만, 우선접종을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라며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자가 아닌 만성질환자는 되도록 빨리 맞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이선규 질병청 예방접종관리과장도 “일반 성인 중 만성질환자는 사실상 우선접종대상자가 아니다”라며 “유료라도 독감 예방을 위해 접종 권장 시기에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내산 백신과 수입산 백신의 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 교수는 “과거 임상경험, 연구 경험을 생각해보면 수입 백신이 국산 백신보다 더 안전하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제조사는 여러 곳이 있지만, 백신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결정한다. 백신 생산 방법도 오랜 기간 축적돼 왔기 때문에 대부분 표준화돼 있다. 효과 검증 시에도 백신의 충분한 면역반응, 안전성, 성분상의 문제 등을 검증한다.

임신부의 독감 백신 안전성에 대해 최 교수는 “임신부는 독감 고위험군이고, 6개월 미만 영아는 백신 접종이 불가능하다”며 “아기에게 독감을 옮기는 건 주변인일 가능성이 높다. 주변인의 예방접종이 아기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