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상가 화재 보고… 나홀로 불길 뛰어든 소방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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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부소방서 14년차 이성하씨
인근 약국 소형소화기 들고와 진압

인천 중부소방서 이성하 소방관이 출근길에 화재 현장을 보고 홀로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 중부소방서 이성하 소방관이 출근길에 화재 현장을 보고 홀로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소방관이 출근길에 상가 음식점에서 치솟는 불길을 보고 곧바로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았다. 상가 건물에는 병원 등이 입주해 있어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했다.

이성하 소방관(42·사진)은 24일 오전 8시경 차를 몰고 자신이 근무하는 인천 중부소방서 만석119안전센터로 출근하고 있었다. 남동구 논현동을 지날 때 즈음 도로변 상가 1층 횟집 수족관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시뻘건 불길이 새어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올해 14년 차인 이 소방관은 화재를 직감하고 곧바로 불이 난 상가 건물로 향했다. 도착은 했지만 마땅히 화재를 진압할 도구는 찾지 못했다.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같은 상가에 있는 약국으로 급히 뛰어 들어갔다. 약국에 있는 소형소화기 4개를 들고 나와 혼자 불을 끄기 시작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가 오기도 전에 불길을 잡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 불이 난 건물은 2831m² 면적에, 5층 규모로 3층엔 입원실을 갖춘 정형외과병원도 있었다.

이 소방관이 불을 일찍 발견하지 못했다면 대형 화재는 물론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횟집도 수족관의 일부가 손상된 것 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다. 이 소방관은 “누구라도 불길을 보는 순간 반응했을 것”이라며 “약국에서 도움을 줘 화재 초기에 소화기로 불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출근길 상가 화재 진압#이성하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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