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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에듀칼럼]학령인구 역전과 새로운 대학정책

입력 2020-10-29 03:00업데이트 2020-10-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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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입학 수시모집 결과가 ‘대학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라는 속설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올해가 대학 입학정원(55만 명)이 학령인구(44만 5000명)보다 많은 첫해여서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미달 사태가 예상됐는데 가늠자인 수시모집에서 지방대 경쟁률이 하락한 것이다.

수시모집에서 경쟁률 6:1 이하를 기록한 지방대학이 전년 80개에서 33% 이상 늘어난 106개로 집계됐다. 보통 수시는 6번 지원을 할 수 있어 6:1 이하 경쟁률은 사실상의 미달이나 마찬가지다. 수시 미충원 인원은 정시로 이월되지만 수시 미달은 정시 미달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1000명 이상을 수시에서 모집하는 지방의 주요대학 가운데 4:1이 안 되는 대학이 6곳에 달하고 1:1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학이 4개나 됐다는 점이다. 반면 서울 지역 대학 수시 경쟁률은 14.7:1, 수도권 대학 수시 경쟁률은 10.5:1을 기록했다.

지방대학들이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대학은 물론 지역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재정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지방대에 입학자원 감소는 학교의 존폐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지방에서 대학 폐교는 지역소멸을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남원 서남대, 동해 한중대, 양양 관동대 분교 폐교는 대학 인근을 황폐화 시켰다.

정부의 지방대학 특화 대책이 나와야 대학도 살고 지방도 산다. 지방대 특화 정책 수립에는 전제가 있다. 교육부가 중심이 돼 국토부, 기재부, 산자부, 행안부 등 대학과 연관 있는 모든 정부 부처가 같이 나서 짜임새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 역할을 극대화 시키는 미래 지향적 사업을 대학에 줘 대학도 살고 지역도 살게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대학을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시작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RIS)’이 힌트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사업 시행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모든 지역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정부의 대학정책이 탄력을 받으려면 대학지원의 ‘선택과 집중’을 논의해야 한다. 정부의 재정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200개나 넘는 대학을 다 살리기보다는 ‘좀비 대학’을 걸러내 효과적인 지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여러 번 입법화가 무산된 대학구조조정법을 속히 통과시켜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스스로 문을 닫을 수 있게 퇴로를 열어 주는 등 ‘선택과 집중’에 필요한 법제도가 필요하다. 학령인구 역전 원년을 맞아 새로운 대학정책 수립이 간절하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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