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다 동료 무차별 폭행 사망…대리기사 심신장애 주장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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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8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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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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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술을 먹던 동료를 무차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대리운전기사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대리운전기사로 일하던 A씨는 지난 2월 자신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김모씨(62)를 우연히 알게 돼 김씨에게 자신이 부업으로 하고 있는 다단계업체 가입을 권유했다.

지난 5월26일 오전 12시께 A씨는 김씨에게 술을 마시자고 제안을 해 두 사람은 술자리를 가졌는데, 술자리는 김씨 집에서 새벽 늦게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두 사람은 아침까지 술을 마시다 갑자기 다투기 시작, A씨가 김씨의 얼굴을 수십 회 떄리고 발로 걷어차는 등 폭행했다.

김씨가 쓰러져 정신을 잃자 A씨는 119에 신고를 해 병원에 이송됐지만,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결국 6일 만에 사망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전혀 기억이 없어 상해의 고의가 없다”며 “또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심신장애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 직후 A씨를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A씨 손등이 심하게 부어있고, 양손과 얼굴, 옷에서 다량의 혈흔이 발견됐다”며 “또 A씨는 ‘동료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를 했다”며 자신의 범행으로 김씨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봤다.

심신장애 주장에 대해서도 “아침에 김씨 집에서 나와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구입한 뒤 다시 김씨 집으로 돌아간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심신장애 상태에 이를 정도로 만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A씨 진술에 의하더라도 A씨는 당시 누군가의 따귀를 때리는 등 행동을 한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직후 A씨는 김씨에게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경찰에 신고도 했다”며 “심신장애 상태에 있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범행방법이 잔혹하고 결과가 중대한 점, A씨가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회복을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다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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