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물러나면 로비의혹 수사 끝장” “식물총장, 버티는 것도 한계”

배석준 기자 입력 2020-10-21 03:00수정 2020-10-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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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안팎 ‘윤석열 거취’ 관심
대검 앞엔 尹총장 응원 화환 2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문구가 쓰인 화환이 줄지어 서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윤 총장의 가족 사건과 라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두 사람 간 갈등이 고조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 총장 응원 문구를 담은 화환을 설치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검찰총장이란 공직자의 본분을 묵묵히 그리고 충실히 수행하겠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건,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과 주변 인사 사건에 대해 발동한 수사지휘권을 30분 만에 수용한 직후 윤 총장은 대검 간부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윤 총장의 한 측근은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계기로 물러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7월 25일 2년 임기의 검찰총장에 취임한 윤 총장은 아직 9개월가량 임기가 남아 있다.

올 7월 추 장관이 신라젠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처음 행사하자 윤 총장은 이 지휘권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갈등 끝에 지휘권을 수용하면서도 총장직을 사퇴하지 않았다. 헌정 사상 첫 수사지휘권 행사를 수용한 2006년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3개월 전에도 지금도 윤 총장은 사퇴할 경우 부당한 수사지휘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과 가까운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이 물러나면 결국 수사 방향이 바뀌고, 박수 치는 건 라임 사건 주범과 그 비호 세력”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에 의해 총장의 지휘권이 박탈돼 새 수사팀이 구성되는 것에 대해 윤 총장은 ‘검사는 검사다’란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이 총장직을 유지하는 한 수사팀 검사들이 권력에 대한 수사 의지를 쉽게 꺾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이번에는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의 최고 권한인 일선 검찰청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일상적으로 박탈당해 이른바 ‘식물 총장’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윤 총장 가족이나 주변을 수사 중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인이나 장모 등에 대한 모욕적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는데, 언제까지 총장이 버틸 수 있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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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은 22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국감은 윤 총장의 임기 내 마지막 국감이다. 대검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결국 국감장에서 추 장관, 정부 및 여당에 대한 본격적인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검사는 “윤 총장이 가만히 있으면 이대로 끝이다. 폭탄 발언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검사는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지 않냐”고도 했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이번 국감을 지켜봐 달라. 국민들이 결국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2013년 10월 열린 국감장에서 국가정보원의 댓글 조작 사건에서 수사 방해 외압이 있었다는 발언을 쏟아낸 적이 있다. 윤 총장은 ‘개인에게 충성하지 않느냐’는 한 의원의 질의에 “저는 검찰을 대단히 사랑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윤 총장은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추 장관의 인사 강행 직후인 올 8월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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