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친구들 다 만난 건 처음” 반갑지만…“꽉찬 교실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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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21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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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등교수업이 재개된 21일 오후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지 26일 만에 등굣길이 다시 열렸다. 이날 등교수업을 재개한 수도권 학교는 서울 2000여개교, 인천 800여개교, 경기 4200여개교 등 7000여개교다. 2020.9.21/뉴스1 © News1
수도권 등교수업이 재개된 21일 오후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지 26일 만에 등굣길이 다시 열렸다. 이날 등교수업을 재개한 수도권 학교는 서울 2000여개교, 인천 800여개교, 경기 4200여개교 등 7000여개교다. 2020.9.21/뉴스1 © News1
“드디어 반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여서 기뻤어요.”

21일 오랜만에 등교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선 서울의 A초등학교 1학년 전모군(7)이 화창한 날씨만큼 밝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전군은 “그동안 학교에는 일주일에 한 번 등교하거나 학교에 갔을 때도 반 친구들은 절반 밖에 안 왔다. 그래서 새 친구들과 얘기하기도 어려웠다”며 “오늘 모든 반 친구들을 만났는데 이제야 학교에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한달 가까이 닫혔던 수도권 초·중·고교 교문이 이날부터 다시 열렸다. 긴장했던 등굣길과 달리 학생들은 대체로 밝은 표정으로 하굣길을 나섰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홍모씨(42)는 “답답했던 집콕 생활을 벗어나 학교에 다녀온 아이의 표정이 밝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며 “학교에서는 마스크 꼭 쓰도록 안내하는 등 방역수칙도 철저히 지키도록 해서 걱정도 덜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박모씨(37)도 “그동안 아이가 학교에 간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보니 아직도 유치원생 티를 못 벗었었다”며 “오늘 하교한 이후 급식 얘기도 하고 배운 내용도 재잘거리는 걸 보니 곧 의젓해질 것 같더라”며 기대했다.

초등 1학년생 학부모 지원정씨(40)는 “학교를 사실상 통째로 쉬다시피 하다보니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늦었지만 이렇게 등교수업을 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1학년생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이 워낙 어리다보니 집에서도 통제하기가 사실 어려운데 학교에도 이게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다른 1학년생 학부모 정모씨(39)는 “한 반에 절반만 학교에 가던 지난 번 등교수업 때보다 인원이 늘어 사실 걱정이 크다”며 “또 일교차 커서 감기에 걸리기 십상인데 밀폐된 교실 내에서 코로나19와 겹쳐 퍼지지는 않을까 솔직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B초등학교 등굣길은 설렘과 우려가 교차했다. B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는 등교시작 시간(오전 8시40분)보다 40분 일찍 나와 학생들 안내에 나섰다.

어머니 C씨는 “오랜만에 등교라 좀 일찍 나왔다”며 “얼른 학생들을 반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교문 앞에 선 교사들도 “어서 와, 오랜만이네. 그새 키가 자란 거 같네”라며 학생 한명 한명을 반겼다.

등교시작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점점 몰리기 시작했다. 동생 유모차를 끈 엄마와 동행하는 학생, 할아버지·할머니 손 잡은 학생들이 교문 앞에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코 위까지 덮고 거리를 두고 걸었다.

학교 앞까지 따라온 학부모와 조부모들은 다시 재개된 등교수업을 반기며 휴대폰 카메라로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1학년 학부모 전모씨는 “이것도 다 기록이니까 남겨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등굣길 학생·학부모 간 간격유지는 대체로 지켜졌지만 작은 걱정거리도 곳곳에 보였다. 친구들과 한데 모여 등굣길 기념사진을 찍거나 마스크 쓴 채 숨을 헐떡이며 뛰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소 우려됐다. 전문가들은 “등교수업에서도 거리두기를 지키고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서울 한산초에서 학교 관계자·학부모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오늘 서울·경기·인천 모든 학교가 등교 수업을 다시 시작했다”며 “안전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방역 수칙을 잘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들이 많이 있는데 학교 현장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교육감들과도 협의해 나가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하겠다”며 “선생님들이 부담을 덜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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