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임용자까지… 檢 떠나 법복 입는다

고도예 기자 , 장관석 기자 입력 2020-09-19 03:00수정 2020-09-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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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15명, 경력판사로 옮겨
모두 5∼10년 차 30대 젊은 검사
최근 조직개편-인사 등 불만에 檢안팎 “대탈출 시작되나” 우려
현직 검사 15명이 검찰을 떠나 법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모두 검사로 5∼10년 일한 30대 젊은 검사들이다. 10명 넘는 검사가 한꺼번에 판사로 이직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대법원은 ‘2020년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 대상자 명단’을 18일 공개했다. 명단을 보면 올 10월부터 법관으로 임용될 155명 중 현직 검사가 15명으로 전체의 9.7%였다. 법관 임용 대상자 중에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80명으로 가장 많았다. 법원 재판연구관 28명과 국선 전담변호사 18명,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변호사 14명도 경력 법관으로 뽑혔다.

검사 출신인 법관 임용 대상자 수는 올해가 역대 최대 수치다. 법원은 2013년부터 ‘경력 법관제도’를 시행한 뒤 검사와 변호사 등을 법관으로 뽑기 시작했다.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한 ‘신참 법조인’ 대신 변호사 등 일정 기간 경력을 쌓은 법조인을 법관으로 뽑겠다는 것이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매년 1, 2명의 검사만 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체 법관 임용자 중 검사 출신의 비율은 전체의 1%에 그쳤다. 검사 출신 법관 임용 대상자는 2018년에 4명(1.44%), 지난해 7명(5.6%)으로 늘더니 올해 전체의 9%를 넘긴 것이다.

법원으로 이직하는 검사 15명은 5∼10년 차다. 사법연수원 44기를 졸업하거나 제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2015년부터 일한 ‘만 5년 차’ 검사가 7명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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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원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아들인 김서현 수원지검 검사(34·연수원 41기)도 법관 임용 대상에 포함됐다. 법무부의 ‘우수 인권검사’ 표창을 받은 권슬기 수원지검 검사(39·41기)와 김수현 광주지검 검사(31·44기·여)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이신애 의정부지검 검사(34·43기·여)와 검찰 내부에서 연수원 성적 수석으로 임관했던 황해철 부산지검 검사(33·44기)도 법관으로 전직하게 됐다.

검찰 내부에선 이른바 ‘검찰 엑소더스(대탈출)’가 시작됐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젊은 검사들은 판사로 이직하고, 부장검사 이상의 간부급 검사는 대거 법무법인(로펌)으로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대법원의 경력법관 임용에 지원한 현직 검사만 40명에 가까웠다고 한다.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최근 5년 동안에는 총 372명의 검사가 검찰을 떠났는데, 지난해에만 109명이 검사직을 내려놨다. 검찰 개혁과 검찰인사 드라이브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피로감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다.

한 부장검사는 “그동안 ‘검찰 개혁’이란 명목으로 한 해에도 여러 번 물갈이 인사가 벌어졌다”며 “정권에 따라 조직 안에서의 입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감찰까지 받을 수 있는데 누가 검찰에 남고 싶겠느냐”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번에 법관으로 임용된 연수원 41∼44기는 ‘경력 법관제’ 도입 이후 검사로 임관된 경우”라며 “애초부터 판사직을 희망하고 징검다리처럼 검찰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도예 yea@donga.com·장관석 기자
#검찰#경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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