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때나 보던 ‘하루 200명대’…정부도 국민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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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서울시 관계자들이 교인 명부 확보를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발병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로 이동하고 있다. 2020.8.16/뉴스1 © News1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 관계자들이 교인 명부 확보를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발병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로 이동하고 있다. 2020.8.16/뉴스1 © News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동안 200명이 넘으면서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14일(0시 기준)부터 3일간 누적 확진자는 무려 548명에 달한다. 이중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 지역발생 확진자만 507명이다.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 2~3월 대구경북 1차 대유행 때 상황을 상기시키고 있다.

정부는 현 상황을 대유행 초기단계로 판단했다. 사실상 가을쯤 2차 유행이 올 것이란 예상이 더욱 앞당겨진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대구·경북 때보다 유행의 질은 훨씬 나빠졌다는 평가다. 당시엔 거대한 유행지가 1~2개였지만 최근 상황은 연결고리가 없는 집단감염 사례가 인구밀집도가 가장 큰 수도권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지난 16일 서울과 경기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3단계로 올릴 가능성도 열어뒀다.

◇예상보다 빨라진 2차 유행…박능후 “지금은 대규모 재유행 초기단계”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는 지난 14일부터 3일간 0시 기준으로 ‘103→166→279명’ 순을 나타냈다. 이틀 새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누적 확진자는 548명으로 이 중 지역발생 사례는 507명에 달한다.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 수가 세 자릿수로 늘어난 것은 이라크 내 한국인 근로자가 단체로 확진판정을 받았던 것이 통계에 반영됐던 지난 7월25일 113명 이후 22일만이다. 그러나 이는 특수 상황으로 이를 제외하면 16일 0시 기준 279명은 367명을 기록했던 3월8일 이후 161일만의 최대 규모가 된다. 지난 2~3월 대구 신천지교회 관련 등 대구·경북 지역 확산세가 급격히 커졌던 때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양상은 대규모 재유행 초기단계로 보인다”며 “지금 확산을 최대한 통제하지 않는다면 전국적인 전파와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유행은 교회 관련 집단감염이 중심에 있다. 지난 7월말부터 발생한 집단발병 교회 사례는 Δ서울 송파구 사랑교회 Δ서울 중구 선교회 Δ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Δ고양시 기쁨153교회 Δ고양시 반석교회 Δ김포시 주님의샘교회 Δ용인시 우리제일교회 Δ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 등 8곳 이상이다.

이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지난 12일 지표환자(첫 확인 확진자)가 발생했던 이 교회는 지난 16일 낮 12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가 249명에 달했다. 이마저도 교회측이 방역당국에 신도 명단 요청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검사가 더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교회는 여러 직업군의 종사자들이 몰리는 곳인 만큼, 집단감염을 통한 새로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크다. 경기도 고양시 반석교회의 경우 이미 교인이 근무하는 서울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와 시립숲속아이 어린이집으로 불똥이 튀어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들을 낳았다.

◇수도권 치료병상 비상…최근 추세 지속 땐 곧 치료병상 바닥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치료병상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수도권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서울이 30.2%, 인천 29.7%, 경기가 64%이다. 생활치료센터도 현재 2개 시설 정원 440명에 31명이 입소해 아직 여유가 있다.

하지만 최근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치료병상이 동이 날 확률이 크다. 박능후 1차장은 “확진자 급증에 따라 중증환자 치료병상과 생활치료센터 등도 추가로 확보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행 확산 억제와 치료병상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16일부터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도 고려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15일부터 2주간 지역 내 모든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결국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다시 국민들의 방역수칙 준수에 의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능후 1차장은 “2주간 방역수칙 의무화 대상시설을 확대하고 모임과 행사 등의 취소를 강력히 권고한다”며 “그 이전에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고위험시설 운영 중단과 집합, 모임, 행사를 금지하는 등 더 강화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1차장은 이어 “국민들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감염 확산세를 잠재울 수 없다”며 “서울과 경기도민들은 앞으로 2주간 모임이나 외출을 삼가고 출퇴근 등 꼭 필요한 외출 외엔 가급적 집에 머물러줄 것을 부탁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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