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만조에 기록적 폭우로 속수무책…3명 사망·붕괴·침수 피해

부산에 23일 오후 8시를 기점으로 호우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간당 5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부산경찰청 제공)2020.7.23

지난 밤사이 부산에 많은 비 피해가 발생한 것은 시간당 81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에다 만조까지 겹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23일 밤부터 호우경보가 해제된 24일 0시30분까지 부산에는 시간당 81.6㎜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1920년 이래 10번째로 많은 시간당 강수량인 만큼 삽시간에 불어난 빗물로 속수무책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지역별 시간당 강수량은 해운대구가 83㎜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남구 72.5㎜, 대청동 70.4㎜, 기장군 69.5㎜, 북항 69㎜ 등이었다.

엄청난 집중호우로 이날 오후 10시18분께는 초량 제1지하차도에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2.5m의 빗물이 빠르게 들어찼다.

당시 지하차도 차량에 있던 총 9명 중 6명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으나 3명은 끝내 숨졌다.

피해자들은 차에서는 나왔으나 길이 175m 짜리의 지하차도를 자력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배수시설 3대가 정상 작동 중이었으나 용량을 넘어선 빗물이 갑자기 밀려들어오면서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관할 동구청은 추정하고 있다.

7월 한달 동안 이어진 장대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있었던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부산에는 최대 강수량 기준 7월 10일 250㎜, 13일 105mm, 22일 150㎜, 23~24일 212㎜의 폭우가 이어졌다.

특히 10일에는 최근 20년 내 하루 강수량으로는 6번째로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앞서 장마철에 많은 비가 내린 부산에 또다시 매우 강한 비가 예상되니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 산사태, 축대붕괴 등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23일 오후 9시10분께는 중구 초량동 영주배수지 인근 담벼락이 넘어져 차량 4대가 파손됐고 수영구 광안동 주택가에 산사태가 발생해 가옥 3채가 피해를 입었다.

비슷한 시각 남구 용당동 야산의 토사가 쏟아져 도로 2개 차선이 통제됐고, 기장군 기장읍 동부리 이면도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구조됐다.

동구 범일동 자성대아파트의 경우 주민 30여명이 침수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정께는 금정구 한 아파트 앞 축대가 붕괴돼 토사 약 20톤이 쏟아졌다.

집중호우가 한창이던 23일 오후 10시32분께 ‘만조’시간과 겹치면서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만조는 해수면이 하루 중 가장 높아지는 순간이다.

이로 인해 부산 도심을 가르는 동천과 동구 수정천 등이 범람해 주변 상가와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동천은 지난 10일 집중호우에도 범람한 만큼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