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이즈백]광화문 전광판으로 ‘독자의 꿈’ 첫 상영… 감동의 주인공 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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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0년 맞아 독자들에 보답… ‘꿈이 뭐예요?’ 프로젝트 막 올라
100명 선정해 매주 수요일 상영, 1명당 20초씩 50회 내보내
첫 주인공은 만학도의 美 도전기… 50대 의대생의 치열한 삶 다뤄
건설 근로자의 연주자 꿈도 전해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아 독자들에게 꿈을 묻고 이를 광화문 대형 전광판에 소개하는 ‘꿈이 뭐예요’ 프로젝트가 1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한 시민이 동아일보 전광판에 소개되는 사연을 살펴보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 정면에 걸린 ‘꿈이 뭐예요’ 현수막.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아 독자들에게 꿈을 묻고 이를 광화문 대형 전광판에 소개하는 ‘꿈이 뭐예요’ 프로젝트가 1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한 시민이 동아일보 전광판에 소개되는 사연을 살펴보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 정면에 걸린 ‘꿈이 뭐예요’ 현수막.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50대에 미국 의대에 진학한 늦깎이 대학생, 반도네온을 잘 연주하고 싶은 30대 직장인, 세계적인 피트니스 모델이 되고 싶다는 20대 장애인….

동아일보의 한 세기를 지켜준 독자들의 꿈이 1일 오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의 대형 전광판에 등장했다. 동아일보가 창간 100주년을 맞아 독자에게 감사하는 의미를 담아 시작한 ‘꿈이 뭐예요?’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다.

동아일보는 4월 1일 백주년 창간기념일부터 독자들의 꿈이 담긴 사연을 모았다. 1920년 당시 29세였던 청년 인촌 김성수 선생이 같은 꿈을 꾼 청년들과 동아일보를 창간한 것을 되새기며 창간 당시의 청년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취지에서 꿈을 묻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3개월 동안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들의 사연이 접수됐다. 동아일보는 심사를 거쳐 선정한 100명의 사연을 올해 말까지 매주 수요일 광화문 전광판에 상영한다. 동아일보 옛 사옥인 일민미술관 옥상에 설치된 광화문 전광판은 대한민국의 한복판에 있다는 상징성과 높은 주목도 때문에 영화 드라마 등의 단골 배경이다.

동아일보는 독자 3명의 꿈을 총 1분 분량(1명당 20초)의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이날 약 50회 송출했다. 광화문을 오가는 시민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영상을 지켜보며 관심을 보였다.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한의사로 일하다 53세의 나이에 미국 미시간주립대(MSU)에서 늦깎이 의대생 생활을 시작한 송인갑 씨(59). 그는 미시간 의대 최고령 의대생이다.

24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송 씨는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공부하고 미국 통신사 AT&T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7년간 근무했다. 그러다 헬스케어에 관심이 생겨 아내와 함께 뉴욕의 퍼시픽보건과학대에 입학해 한의학을 공부한 뒤 2008년 한의사가 됐다.

멕시코, 니카라과, 카자흐스탄, 탄자니아 등지에서 의료봉사와 선교활동을 하던 그는 현대의학을 통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이 많다는 생각에 한방과 현대의학을 같이 할 수 있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했다.

50대 나이에 의대 도전의 길은 쉽지 않았다.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하고 의대 진학에 필요한 선수과목을 듣는 데만 5년이 걸렸다. 아내는 미국 의대 시험 교재를 버리는가 하면, 공부하러 가는 걸 막기 위해 자동차 열쇠를 숨기기도 했다. 하지만 초등학생이던 딸이 “롤 모델은 아빠”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아내도 마음을 열었다.

입학 면접에서 면접관이 “왜 그 나이에 의대에 가려 하느냐”고 묻자 송 씨는 “내게 도전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의대 진학 후에도 유급을 세 번이나 하는 등 쉽지 않은 길이지만 송 씨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날 영상에서 “제 꿈은 하루를 살아도 핑계대지 않고 도전하는 청춘의 삶으로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 공개된 영상에는 송 씨 외에도 임예솔 씨(35)와 현링 씨(27)의 사연이 함께 실렸다.

사표를 내고 싶은 마음이 들까 봐 고가의 반도네온을 구매했다는 임 씨는 “직업과 상관없이 그저 훌륭하게 반도네온을 연주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건설현장 근로자인 그는 통화에서 “20대 시절 반도네온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시험 준비 때문에 미뤄놨다가 취업 후 악기를 구입해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언젠가 프로 수준의 연주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약 20cm 짧은 장애를 극복하고 피트니스 모델이 된 현링 씨는 “세계적인 피트니스 모델이 돼 아름다움의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직접 광화문을 찾아 사연이 나가는 것을 지켜본 현링 씨는 “2년간 신은 특수 제작 신발을 바꾸는 날이었는데 뜻깊은 이별행사를 광화문 전광판을 통해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했다.

영상은 인스타그램 @dongais100 등 동아미디어그룹(DAMG)의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볼 수 있다. 사연 접수도 계속된다. 광화문 전광판에 자신의 꿈을 내보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이메일 dongais100@donga.com 또는 웹페이지 donga.com/dongais100을 통해 응모할 수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동아일보#광화문 전광판 프로젝트#꿈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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