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캠퍼스타운 사업 덕에 창업 꿈 무럭”

입력 2020-06-01 03:00업데이트 2020-06-01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서울시, 자치구-대학과 손잡고… 청년 창업가 지원해 지역활성화
“사무공간에 멘토까지 소개받고… 또래 창업자들 정보교류가 장점”
작년 창업 78개팀 매출 90억 올려
29일 고려대 캠퍼스타운 소속 ‘포플’의 공동대표 신가인 씨(왼쪽)와 박건우 씨가 자신들이 만든 ‘무료 마스크 자판기’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제2청사 18층 사무공간 입구.

한 방문객이 ‘무료 마스크 자판기’라고 적힌 기계의 신분증 스캐너에 운전면허증을 올렸다. 기계 화면에서 ‘신분증 확인 중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손 씻기 등에 대한 영상이 흘러나왔다. 20초가량 지나자 자판기에서 마스크 한 개가 나왔다. 영상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무료 마스크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이 자판기는 고려대 캠퍼스타운 창업기업인 ‘포플’이 개발했다. 포플은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한 벤처기업이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캠퍼스타운 사업’이 청년들의 창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캠퍼스타운 사업이란 시가 자치구 및 대학과 협력해 청년 창업가를 지원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를 일컫는다.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사무공간부터 멘토링과 시제품 제작, 판로 개척, 투자 상담 등을 지원받는다. 2017년 8월 고려대에서 캠퍼스타운의 첫 청년 창업 공간 개소를 시작으로 현재 34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포플은 지난해 고려대 캠퍼스타운의 도움을 받아 처음 설립됐다. 신가인 포플 공동대표(26)는 마스크 자판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도 쉽사리 창업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학부생인 그로선 시제품 제작 비용은커녕 사무공간을 마련할 자금도 없었다.

하지만 캠퍼스타운을 통해 사무공간 지원에 이어 멘토도 소개받았다. 지원받은 소정의 자본금과 각종 대회에 참여해 받은 상금 등으로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시의 협조를 얻어 서소문제2청사에 설치한 게 최신 시제품이다. 조만간 서울시립병원인 서남병원에도 이 자판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캠퍼스타운 지원 덕에 올 3, 4월에만 매출 1억 원을 올린 신생 기업도 있다. 중앙대 캠퍼스타운 소속 ‘써모아이’는 자율주행 때 물체를 안정적으로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개발해오다가 올해는 검역용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써모아이의 김도휘 대표(31)는 캠퍼스타운의 장점으로 멘토링과 테스트베드를 꼽았다. 창업 당시 사회 경험이 없던 김 대표는 사업계획서조차 논문처럼 썼다. 회계와 각종 법률 지식도 전무했다. 하지만 캠퍼스타운의 멘토는 창업 관련 각종 지식을 하나씩 조언해줬다. 써모아이의 열화상 카메라는 유동인구가 많은 중앙대 캠퍼스와 서울시 산하기관 등에 설치됐다. 사용자 반응을 들으며 프로그램의 불안정성과 오류를 개선해나갔다.

서울대 캠퍼스타운 소속인 ‘듀이’는 내년 상반기 여성용 생리컵 출시를 앞뒀다. 산부인과 교수 등의 의견을 반영해 시중에 나온 생리컵보다 쉽게 착용할 수 있고, 자궁경부의 이물감도 완화되도록 설계했다.

듀이는 제품 디자인 공모전을 준비하다가 캠퍼스타운을 통해 실제 창업에 나섰다. 듀이 임지원 대표(24·여)는 “캠퍼스타운 매니저가 정보교류 대화방을 만들고 수시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등 늘 신경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입주 공간에서 또래 창업자들을 만나 피드백도 받고 고민도 공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캠퍼스타운 창업팀 175개 중 78개 팀에서 90억40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고려대 캠퍼스타운 창업 기업인 ‘에이올’의 경우 영업이익의 3%를 캠퍼스타운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며 “창업 기업들이 번듯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