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걸 “유재수 감찰 중단…문제될 거라고 생각” 증언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8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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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감찰무마 지시한 혐의 등
이인걸 "항공권 제외 비위 확인"
"나중에 문제될 것 생각해" 증언
"조국, 적법절차 준수하라 했다"
최종구·김용범·유재수, 7월 증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55) 전 법무부장관 첫 재판에 나온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명 활동으로 인해 심리적 압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8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 등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백원우(54) 전 청와대 비서관과 박형철(53) 전 반부패비서관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당시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을 알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이 전 반장은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 의혹이 상당 부분 확인됐다고 말했다.

당시 특감반은 휴대전화 포렌식과 문답 조사를 통해 유 전 부시장이 업체 관계자 등으로부터 ▲운전기사 있는 차량 ▲골프채 ▲골프빌리지를 수수했다고 확인했다. 중간보고서에는 유 전 부시장의 수수 금액이 최소 1000만원으로 기재됐다.

또 항공권 및 해외체류비에 대한 부분도 확인하는 단계였다고 한다. 유 전 부시장은 총 4회의 항공기 구매내역을 소명하지 못했고 이 전 반장은 당시 유 전 부시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료 제출을 안 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조 전 장관은 2018년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유재수 금융위 정책국장의 경우 비위 첩보 자체의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검찰이 ‘사실과 부합하느냐’고 묻자, 이 전 반장은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항공권을 제외한 나머지는 확인했기 때문에 (비위 첩보 근거가) 약하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증언했다.
이 전 반장은 당시 유 전 부시장 비위 의혹을 감찰하며 구명 활동 등으로 인해 “심리적 압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특감반에서는 ‘감찰에 착수하며 느낀 것보다 (유 전 부시장이) 실세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감찰 진행 과정에서 유 전 부시장은 병가를 냈고, 이를 보고받은 박 전 비서관은 ‘잠깐 홀딩하라’고 했다. 이후 ‘유재수가 사표를 낸다고 하니 이 정도로 정리하라고 위에서 얘기가 됐다. 감찰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지시했다.

이 전 반장은 “미흡한 것이 있고 아쉬운 게 있지만 위에서 결정하니 공무원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진행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이 전 반장은 특감반에 이를 전달하며 ‘이XX 진짜 감찰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이 전 반장은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박 전 비서관이) 중단하라고 한 적은 없고 ‘그럴 필요가 없겠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가 사표를 내면 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이 전 반장은 감찰 최종 처분에 대해 “그건 민정수석(조국)님이 결정할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은 감찰 권한 행사에 있어서 적법절차 준수와 감찰권 자제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이 전 반장은 당시 유 전 부시장 감찰에 대한 최종보고서에 대해 “작성한 적 없다”며 “사표 받는 걸로 정리한다고 하니 감찰을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부시장 감찰은 2017년 기준 특감반 실적 보고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검찰이 ‘본인의 뜻과 다르게 감찰을 중단하면서 나중에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 안 했나’고 묻자, 이 전 반장은 “그런 생각도 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이 전 반장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수사의뢰 ▲감사원 이첩 ▲소속기관 이첩 중 조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사직으로 별다른 조치가 되지 않았다.

아울러 이 전 반장은 특감반이 해체하며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PC를 수거하고 출력물을 폐기하는 것을 보고 ‘이례적이다. 유 전 부시장 감찰 자료를 보고 폐기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 반장은 “해체가 돼도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남는 것으로 아는데 제 PC도 가져갔다고 해서 의문이 든 것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유 전 부시장이 즉시 사표를 내지 않고 약 4달 뒤 명예퇴직 후 여당전문위원으로 간 것을 두고 이 전 반장은 “곧장 수석 전문위로 가고,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가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 등의 다음 재판은 내달 5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당시 특감반 소속 데스크 김모씨와 특감반원 이모씨가 증인으로 나온다.

또 오는 7월3일 재판에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올 전망이다. 아울러 오는 7월17일 재판에는 유 전 부시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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