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감기 등 초기 증상 나타나도 신종 코로나 우선 의심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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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의 증상은 다양하다. 보건당국이 밝힌 발열과 호흡기 증세 외에도 발병 초기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가벼운 감기 기운으로 착각할 만큼 미미한 경우도 있다. 잠복기는 최대 14일로 알려졌는데, 2차 감염 환자의 경우 접촉 후 3~5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보건당국은 증상이 약해 신고를 미루는 경우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확진된 3번 환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가벼운 “몸살 기운만 느껴 병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확진 판정이 늦어지면서 6번 환자에게 ‘2차 감염’이 이뤄졌다.

증상이 뚜렷한데도 확진이 안 된 경우도 있다. 8번 환자는 지난달 27, 28일 발열과 기침 증상으로 두 차례나 병원을 찾았지만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증상은 나타났지만 양성 판정을 받을 만큼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종 코로나를 우선 의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6번 환자의 아내인 10번 환자는 지난달 30일 남편이 확진되기 하루 전인 29일 두통 증상을 느꼈고, 아들(11번 환자)은 처음에는 “몸살 기운을 느꼈다”고 역학조사에서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 환자나 중국 사례를 보면 초기에는 몸살이나 열이 나고 목에 통증을 느끼는 등 심한 몸살 기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올 겨울 82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인플루엔자(독감)와 비교해 신종 코로나의 위험도가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인식도 있다. 중국 외 지역에서는 아직 사망자가 1명(필리핀)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신종 코로나는 독감보다 무서운 질환이다. 미국에서 약 1500만 명이 독감에 걸려 사망률이 0.05% 수준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는 2일 현재 1만4557명이 걸렸고 305명이 숨져 사망률은 2.1%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일 “중국 내 현황만 보면 신종 코로나 치사율은 4~5% 수준”이라고 밝혔다.

독감은 예방효과가 70~90%인 백신이 있다. 신종 코로나는 예방과 치료제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는 체내 침투 뒤 변이가 잘 일어나는 리보핵산(RNA) 바이러스라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역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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