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에서 벗어나 친환경-첨단산업으로 신성장 동력 찾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인터뷰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은 16일 “환경, 전통 문화 등 제주의 가치를 보전하고 증진하는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신성장 사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은 16일 “환경, 전통 문화 등 제주의 가치를 보전하고 증진하는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신성장 사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부동산 개발에서 벗어나 청정 환경과 첨단 산업을 기반으로 한 제주의 신성장 동력을 만들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문대림 JDC 이사장은 16일 제주시 아라동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JDC 사무실에서 변화와 미래비전 등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올해 5월 창립기념식에서 혁신을 통해 제주의 가치를 높이는 경영 방침을 밝혔다.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나.


“기존 사업에 대한 면밀한 진단과 문제점을 돌아보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새로운 국제자유도시로 비상할 수 있는 미래전략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그룹은 물론 108명의 미래전략 도민참여단 등이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 공감하는 국제자유도시의 미래 방향과 목표, 이를 실현하는 기본 구상과 실행 방안 등을 마련해 제주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

―제주 사회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UNESCO)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을 달성할 만큼 환경자산의 보물섬이다. 언어와 생활양식 등 문화와 전통에서 특출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제주의 가치를 보존하고 증진하는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성장과 공존을 이끌어내야 한다.”

―제주지역 쓰레기, 하수도 등 환경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문제 해결이 어려운 점도 있다. 환경순환, 자원활용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생각인가.


“청정 환경을 보전하고 자원순환형 사회 조성을 목표로 도민 친화적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 있다. 제주도와 협업으로 친환경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겠다. 섬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처리해 신규 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업사이클링(up-cycling) 등으로 제주지역 폐기물 처리 선진화에 초석을 쌓겠다.”

―JDC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가운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지역경제에 미친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관광산업에 편중된 지역 경제구조를 개선하려고 2004년부터 국가산업단지로 추진한 사업으로 현재 산업시설용지는 100% 분양을 완료했다. ㈜카카오, ㈜이스트소프트 등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등 기업 150곳이 입주했다. 지난해 2조9000억 원의 연매출을 기록했으며 고용 인력은 2230여 명에 이른다. 성공적인 연착륙에 힘을 얻어서 제2첨단과학기술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부지조성 공사를 마치면 ICT, BT 기업을 비롯해 환경공학(ET), 문화콘텐츠 기술 기업 등을 유치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제주혁신성장센터를 개관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과를 내고 있나.


“지난해 말 문을 연 제주혁신성장센터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의 친환경 산업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문화기반 ICT 산업, 사회적 경제 소셜벤처 사업, 청년 취·창업 등 4개 분야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셜벤처 사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으며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에서는 KAIST와 협력하고 있는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 사단법인 제주산학융합원 등이 참여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문화기반 산업 분야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등과 협력해 독특한 문화예술사업을 기획하고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혁신성장센터를 통해 3년 동안 112개사, 660명의 고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기반 사업 조성 등으로 제주의 경제 지형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겠다.”

―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의 하나로 서귀포시에 조성하고 있는 제주헬스케어타운이 녹지국제병원 문제와 연계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결방안은 있는가.

“헬스케어타운은 단순히 의료관광을 넘어서 연구, 연수, 교육이 어우러져 건강산업과 장수산업을 이끄는 것이다. 중국기업인 뤼디(綠地)그룹이 2012년 JDC와 투자사업 협약 체결 이후 사업을 추진하다 2017년 8월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제한정책’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겨서 공사가 중단됐다. 여기에 외국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내국인 진료 여부를 놓고 허가권자인 제주도와 입장을 달리하면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헬스케어타운 사업 중단을 풀기 위해 뤼디그룹 최고 책임자 등과 면담을 실시해 공사 재개를 이끌어냈다. 녹지국제병원에 대해서는 소송 추이를 지켜보면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 JDC가 직접 투자하는 의료서비스센터는 건축설계를 마치고 현재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헬스케어타운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JDC가 앞으로 추진할 신성장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미래 사업으로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업사이클링 클러스터,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전기자동차 시범단지, 첨단 농식품단지, 드론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 JDC가 지향하는 부분은 친환경과 첨단산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산업과 정책을 펼치면서 지역사회의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


▼ 소셜벤처 지원사업에도 활발한 JDC ▼

‘해녀의 부엌’ 등 4개팀 선정해 지원… 공공의 이익실현-공동체 발전 기여

소셜벤처 지원사업인 낭그늘 프로젝트에 참여한 ‘해녀의 부엌’이 해녀 탈의장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해 해녀 공연, 해산물 음식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해녀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소셜벤처 지원사업인 낭그늘 프로젝트에 참여한 ‘해녀의 부엌’이 해녀 탈의장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해 해녀 공연, 해산물 음식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해녀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공의 이익 실현과 공동체 발전을 위해 ‘사회적 경제’ 지원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 공동이익과 가치 실현을 위해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수행하는 경제활동이다.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서 소셜벤처 지원사업인 ‘낭그늘’(나무그늘을 뜻하는 제주 방언) 프로젝트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1기 낭그늘은 최근 최종 성과보고회를 갖고 마무리됐다. 서류심사를 통해 12개 기업에서 회계 마케팅 자금 홍보 등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대상으로 8개 기업 등을 뽑고 난 뒤 최종 4개 팀을 선정해 다양한 지원을 했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녀 탈의장 등 유휴공간을 활용해 해산물 음식, 해녀이야기 공연 등으로 꾸민 ‘해녀의 부엌’(대표 김하원)은 낭그늘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후 평균 예약률이 96.8%에 이르는 등 인기를 끌면서 해녀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제주박스’(대표 이현경)는 제주지역 택배 소외 문제 해결을 위한 물류 업체로 화물차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물류 중개 플랫폼으로 틈새시장을 열었다. 가구, 전자제품 등에 대해 택배가 어려운 지역 실정을 타개하기 위해 제품 구매 희망자와 화물차주, 지역허브 물류센터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당신의 과수원’(대표 오성훈)은 감귤 과수원을 회원제로 운영하는 서비스로 귀농·귀촌 청년들에게 과수원 운영 기회를, 회원들에게 감귤을, 토지주에게 임대수익을 각각 주는 모델을 만들어 올해 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친환경 패션 브랜드 기업인 ‘아트 임팩트’(대표 송윤일)는 제품 생산 아이디어 제공, 유통매장 확보 등으로 제주의 친환경 기업과 제품을 알렸다.

JDC는 내년에 8억6000만 원을 지원해 2기 낭그늘 사업을 진행한다. 김경훈 JDC 첨단사업처장은 “낭그늘 프로젝트와 더불어 사회적 경제조직 지원사업에 12개사를 선정하고 금융 지원 및 경영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며 “서귀포시 신화역사공원 사업과 연계한 이익공유형 ㈜서광마을기업 창립과 성장을 지원해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제주 사회#해녀의 부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