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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뮌헨공대 ‘혁신창업공간’, 주민과 손잡고 스마트 시티 만든다

입력 2019-12-20 03:00업데이트 2019-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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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스마트 시티]<하> 독일 뮌헨 ‘스마트 시티 투게더’
독일 뮌헨공대에 들어선 ‘21세기 대장간’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대학생들이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해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뮌헨 서부 베스트크로이츠역 인근에 설치된 ‘디지털 인포박스’. 터치스크린을 통해 인근 지역 정보를 지도와 함께 볼 수 있다. 같은 지역에 설치된 스마트 가로등(왼쪽 사진부터).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시속 463km. 올해 7월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로스앤젤레스(LA) 본사에서 열린 ‘하이퍼루프(Hyperloop) 포드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독일 뮌헨공대팀의 초고속 차량이 기록한 최고 속도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터널에서 자기장 고속열차를 최대 시속 1200km로 달릴 수 있도록 해 대도시 교통 체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스마트시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서울∼부산 구간을 30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다. 이 콘테스트에는 매사추세츠공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등 전 세계 명문 공대생들이 모여 무한 속도 경쟁을 벌였다. 뮌헨공대팀은 초고속 차량을 대학 내 창작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개발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2015년 뮌헨공대 기계공학부 건물 1층에 1500m² 규모로 마련됐다. 뮌헨공대는 이 공간에 3차원(3D) 프린터, 레이저 절단기, 초고압 수류절단기 등을 갖추고 하이테크 공방(工房)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에게는 창업 컨설팅, 지식 정보, 인력 훈련,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뮌헨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기업인 BMW가 2000만 유로(약 260억 원)를 내놓아 만들었다.

디지털 산업이 발달하면서 컴퓨터 화상에서만 제품을 구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시제품을 제작하면 구상 단계에선 보이지 않던 부분이 드러나 보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설계보다는 제작을 목표로 삼는다. 30명이 넘는 상주 직원이 배치돼 이용자들에게 기계 조작법 등을 교육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준다.

‘21세기 대장간’ 메이커 스페이스는 뮌헨공대 학생뿐만 아니라 예비 창업자, 수공업자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보쉬, 지멘스 등 기업 임직원들도 이곳을 찾아 필요한 기구, 기계, 제품 등을 만든다. 연간 1000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따라 자율적으로 팀을 꾸리고 해산하는 일이 많아 다양한 커뮤니티 구성도 이뤄지고 있다.

뮌헨공대 혁신창업센터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곳에서 스마트시티 구현에 필요한 다양한 기기, 시설 등을 만들 수 있다”며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추가 메이커 스페이스도 시내에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시는 2015년부터 프랑스 리옹, 오스트리아 빈과 함께 유럽연합(EU)의 스마트시티 조성 프로젝트 ‘스마트시티 투게더’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 에너지원 확보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혁신과 주민 참여 방식의 ‘리빙랩’ 운영, 스마트시티 사업모델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뮌헨 서부 베스트크로이츠역 일대에선 ‘스마트시티 투게더’와 관련된 시설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민센터 옆에는 ‘디지털 인포박스’라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디지털 인포박스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작동하며 스마트시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지도와 함께 다양한 도시 정보를 제공한다. 화면에서 지도 아래 식당, 상점, 병원, 슈퍼마켓, 무료 인터넷 구간 등을 누르면 위치, 연락처 등을 알려준다. 전기차 충전구역과 전동퀵보드, 전동자전거 등 친환경 이동수단과 관련된 정보도 담겨 있다.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스마트 가로등의 설치구역, 대중교통 정류장 등도 나온다. 디지털 인포박스 옆에는 전기차 충전시설, 전동자전거 대여소 등도 마련돼 있다.

뮌헨시 관계자는 “베스트크로이츠역에서 서쪽으로 10여 분 걸으면 10m 간격으로 스마트 가로등이 이어진 거리가 나온다”며 “가로등 센서에서 교통량, 배기가스, 기온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도시개발, 환경보호 사업 등에 활용한다”고 말했다.


▼ ‘앱’ 하나로… 박물관-유적지 정보 실시간 확인 OK ▼

獨 민덴의 ‘비컨 마일’ 스마트 투어… 근거리 통신 기반 관광 정보 전송
버스 노선-카페 할인쿠폰도 제공


독일 민덴시의 건물에 부착돼 있는 비컨 마일 송신기. 70m 반경의 스마트폰에 푸시 메시지를 보내 지역 및 관광 정보를 전달한다. 민덴 구시가지에는 75개의 송신기가 설치돼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민덴시. 천년고도(千年古都)에는 대성당을 비롯해 르네상스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축물이 많다. 대성당, 광장, 음식점, 약국 등 중세풍 중심가에는 언제나 관광객이 몰린다. 하지만 처음 찾는 관광객이라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서 ‘민덴’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으면 관광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2014년 민덴시의 중심가에는 요금, 가입 등이 필요 없는 무료 인터넷망이 깔렸다. 2016년에는 독일에서 처음으로 ‘비컨 마일(Beacon Mile)’이 출시됐다. 비컨은 ‘위치를 알려주는 불빛이나 신호’라는 뜻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근거리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자에게 위치 정보, 메시지 등을 보내는 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비컨 마일은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박물관, 유적지, 상점 등의 지역 및 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구시가지 대성당부터 박물관, 옛 시청사, 베저 강변 조선소까지 이어지는 비컨 마일 송신기 75개가 설치됐다. 송신기는 반경 70m 이내에 있는 스마트폰에 깔린 앱에 시설과 관련된 정보를 담아 푸시 메시지 형태로 보낸다. 송신기 설치가 이어진 이른바 ‘비컨 마일 구간’을 걷다 보면 박물관, 식당, 버스 정류장 등과 관련된 정보가 스마트폰에 실시간 자동으로 도착한다.

대성당 곁을 지나면 성당 관련 메시지가 도착하고 이를 클릭하면 과거 사진, 역사, 행사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대성당의 관광 포인트와 소장 예술품, 유물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곁들여진다.

성당 내부 관람 예절 등 관광객이 주의해야 할 사항까지 알려준다. 독일어뿐만 아니라 영어 오디오 해설까지도 마련돼 외국인 관광객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해설사와 동행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중심가를 걷다 잠시 음료를 마시며 쉬고 싶을 때도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앱에서 맥주, 커피 등의 메뉴를 선택하면 현 위치에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식당, 카페를 안내해준다. 식당 가까이 다가가면 메뉴, 가격, 영업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할인 쿠폰이 제공될 때도 있다. 박물관 인근을 지나가면 현재 진행하는 전시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도서관 가까이에선 문화 행사, 책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버스 정류장에선 운행시간표, 노선 등이 스마트폰에 전송된다.

민덴시 관계자는 “방문할 곳을 미리 보고 싶다면 앱에서 360도로 도시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며 “관광객과 주민의 의견을 참고해 비컨 마일에 더 많은 생활 정보를 넣고 있다. 서비스 구역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뮌헨·민덴=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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