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외상진료팀장 이호준 소령(37)의 목소리는 상기돼있었다. 6일 저녁 헬기로 도착한 김모 상병(21)의 팔은 두 차 사이에 끼어 짓이겨져 뼈가 부러지고 혈관까지 끊어져 있었다. 이 소령은 “일반 외과 환자는 혈관까지 다 끊어진 경우가 많지 않다”며 “이국종 교수님과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에서 함께 한 2년이 아니었다면 신속한 대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6년째 군에 몸담고 있는 이 소령은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에 파견 나와 있던 2017년, 귀순하다 총에 맞은 북한군 오청성 씨를 이 교수와 함께 수술했다. 군에서 자주 발생하는 심한 외상을 더 잘 치료하기 위해 파견을 자원했다. 2년간의 수련은 혹독했지만 매일이 꿈만 같았다. “이 교수님이 구축한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외과의로서는 천국 같았습니다. 그런 곳에서 일할 수 있어 행복했지요.”
올 3월 국군외상센터로 복귀한 이 소령은 아주대의 응급체계를 군병원에서 구현하고자 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김 상병 사고도 곧장 군 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접수됐고 국군외상센터에 상주한 외과 전문의들이 화상(畵像)으로 상태를 판단해 헬기를 띄웠다. 이 덕분에 김 상병은 사고 1시간 만에 국군수도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수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이 소령은 12시간의 수술 끝에 김 상병의 팔을 살려냈다. 이 교수에게 배운 대로 평소 외국 사례를 연구한 덕에 미군의 수술 사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이 소령은 “이 교수님께서 아주대에 권역외상센터를 세우셨듯이 나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