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남자 박근혜’ 발언으로 가까웠던 원희룡·송재호 ‘파열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9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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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버르장머리 없다" vs 원 "대통령의 심복 비선실세냐"
송 위원장은 원지사의 처사촌…평소엔 도정 적극 지원자
송, 여권 차기 지사 유력후보로 거론돼 껄끄러운 관계 될수도
"서로 인척관계이기 때문에 경쟁하지 않을것" 시각도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7일 대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남자 박근혜’로 지칭한 것을 두고 원 지사와 송재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간에 공방이 28일 벌어지면서 이를 두고 지역 정가가 떠들썩 하다.

원 지사의 ‘남자 박근혜’ 표현에 송 위원장의 “버르장머리 없다”로 촉발된 이 둘의 날선 공방은 전국적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당사자들의 고향인 제주지역 정치권은 두 사람의 공방을 놓고 정치적 해석을 하며 분석하기에 바쁘다.

원 지사와 송 위원장이 가까운 인척이라는 사적관계에서 보면 ‘결코 일어날 수 없을’ 이 ‘에피소드’를 제주 정치권은 흥미있게 바라보고 있다. ‘제주 지역정치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송 위원장은 원 지사 장모 오빠의 아들로, 원 지사와는 ‘처 사촌’이다. 이런 사적 관계를 바탕으로 2014년 원 지사가 제주도지사에 출마 할 때부터 둘은 자주 만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중요한 제주 현안이나 주요 포스트 인사가 있을 경우 원 지사가 송 위원장에게 때때로 조언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원 지사 보좌관을 지냈던 모씨는 “밖에서 손님이 원 지사와 면담을 하러 지사실로 들어가면 보통 10여분에 끝난다. 하지만 송 위원장이 면담을 하면 30분을 넘긴다”고 전했다. 이렇게 밀접한 관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던 두 사람이 지난 27일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에서 원 지사의 발언에 송 위원장이 “버르장머리 없다“고 비판하고, 원 지사가 ”당신이 (대통령의) 심복 비선실세냐“라고 역공을 하면서 다양한 화제 거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역정가에서 송 위원장은 최근 2022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유력한 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대학교수, 노무현 정부시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 현재 맡고 있는 직책과 뛰어난 정책기획력, 달변 등이 그를 유력 후보로 거론되게 하는 배경이다.

원 지사는 현재 ’중앙정치권으로 진출한다‘는 소문은 많지만, 지역정가에서는 도지사 3선 도전도 전망한다. 중앙정치권이 여의치 않을 경우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런 배경에서 두 사람의 정치적 발언을 둔 공방은 자칫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둔 신경전‘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 지사와 송 위원장은 당은 다르지만 지지층에서 일부가 겹치는데다, 혈연의식이 강한 제주지역 정치 특성상 친척관계를 무시하면서까지 경쟁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강성민 제주도의원은 “송 위원장은 도지사가 되려는 꿈은 가지고 있지만, 27일 기자들 질문과정에서 나온 원 지사 공격성 발언은 이런 배경에서 보면 안된다”며 “대통령을 대변하고 보호해주려는 것일 뿐 다른 뜻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척관계에다 지금까지 사이가 좋았던 두 정치인이 공방을 주고받은 것이 일시적인 신경질적인 반응인지. 제주지역정치의 주도권 쟁탈을 염두에 둔 전초전인지는 섣부른 판단을 할 수 없다.

그 판단의 시작점은 송 위원장이 제주도의회 의장을 방문해 발언했던 ‘제2공항 공론조사’ 등의 문제풀기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송 위원장은 28일 ”대통령은 지금까지 주민의견이 잘 반영된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할지는 궁극적으로 제주도의 몫“이라고 제주도정에 책임을 돌렸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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