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트럭.(뉴스1DB)
인천의 한 공사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불소에 오염된 토사가 대규모로 반출됐다. 이중 일부만 반입처가 확인됐을 뿐 대부분은 행방이 묘연해 지역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인천 미추홀구에 따르면 최근 주안1 도시개발구역 공사장에서 주거지역 기준치(400ppm)를 훨씬 넘는 불소에 오염된(700ppm) 토사 15만㎥가 반출됐다. 이 토사를 무게로 환산하면 25톤 덤프트럭 약 1만 대 분이다.
불소는 과다 노출되면 피부·폐 등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기준치를 초과한 토사는 정화작업을 거치거나 폐기해야 하지만 이같은 절차 없이 그대로 반출됐다.
미추홀구는 용현동과 송도국제도시 등 아파트 건설현장에 토사 일부가 반입된 것을 확인했다.
이들 건설현장은 발칵 뒤집혔다. 오염 토사 반입이 확인된 이상 공사를 중단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시간이 곧 돈’인 건설현장 특성상 재정 손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같은 불소에 오염된 토사를 반출하고 새로운 흙으로 되메우기 작업을 하던 용현동 현장은 또 다시 오염 토사가 반입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현장 관계자는 “현재 불소에 오염된 토양 정화작업을 하고 있는데 또 오염된 토사가 들어와 황당하다”며 “시간도 뺏기고 재정손실도 커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의 다른 건설현장들도 자신의 현장으로 오염 토사가 반입됐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미추홀구가 주안1 도시개발구역 시공사인 한화건설을 상대로 추가 반입처를 조사했지만 나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 토사를 실어나른 덤프트럭 기사들이 각 건설현장에 납품증을 허위로 제출했기 때문이다.
오염 토사의 정확한 양과 반입처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현재 경찰이 오염 토양이 얼마나, 어디로 반출됐는지 수사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 측은 현재 주안1 도시개발구역의 토사 반출작업을 중지하고 정화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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