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혐의 집유기간에 또… 5세 의붓아들 손발 묶고 목검으로 때려 숨지게 한 20대 계부 구속 수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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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의붓아들의 손과 발을 묶은 채 목검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계부가 구속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29일 살인 혐의로 이모 씨(26)를 구속했다. 이 씨는 25, 26일 25시간가량 자택에서 의붓아들인 A 군의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심하게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태호 인천지법 영장 당직판사는 29일 오후 이 씨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씨는 지난해 4월 의붓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인천지법에 따르면 이 씨는 2017년 10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유기 방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4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판결문에는 이 씨가 A 군의 얼굴과 목을 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폭행했고 치료가 필요한데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린아이들을 폭행, 학대하고도 범행을 부인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고 피해 아동들의 모친이 피고인과의 가정생활 유지를 원해 이번에 한해 선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붓아버지의 폭행을 피해 A군과 동생 B군(4)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리를 받으며 2017년 3월부터 2년 6개월간 보육원에서 지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이 씨는 보육원을 찾아가 잘 적응하는 A 군 형제를 무작정 집으로 데려왔다. 이후 이 씨의 의붓아들을 향한 폭행은 더욱 잔혹해졌다.

이 씨는 A 군의 손과 발을 전선줄로 묶어 결박한 뒤 1m 길이의 목검으로 마구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생 B 군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때렸다. 그는 경찰에서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하고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을 실시한 결과 복부 손상이 사망 원인이라는 1차 소견을 밝혔다. 이 씨는 영장심사에 앞서 ‘의붓아들을 왜 때렸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의붓아들 살인#20대 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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