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현역병 입대 신체기준 완화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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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폭 줄어 병력공백 우려에 BMI-시력 등 일부기준 조정
이르면 2021년부터 적용할듯… 공군, 10년만에 모집 미달

군 당국이 인구 감소로 현역병 자원이 크게 줄어들 것에 대비해 병역 판정 신체검사에 적용할 현역 판정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준으로는 현역 대상이 아닌데 추후엔 현역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역 판정(1∼3등급)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병역 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 규칙’ 중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나 시력 등 일부 항목의 기준 완화를 추진 중이다.

BMI의 경우 현행 규칙에 따르면 키 161cm 이상∼204cm 미만일 때 BMI가 14∼16.9이거나 33∼49.9면 4급 보충역 판정이 내려지는데 이를 완화해 기존 기준이면 4급으로 분류될 사람도 3급 현역 판정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 군 당국은 전투력 발휘에 있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신체 및 질병 등의 기준을 선별한 다음 이를 완화해 현역 비율을 늘린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아직 수많은 질병, 체중 및 신장 등과 관련된 기준 중 어떤 항목을 완화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BMI와 시력 관련 기준이 현역과 보충역을 나누는 대표적인 기준인 만큼 이와 관련된 기준이 먼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군 당국은 완화된 기준을 2021년이나 2022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대상인 20세 남자인구는 2017년 35만 명에서 2022년 이후 22만∼25만 명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역병 역시 2023년부터는 연평균 2만∼3만 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2022년을 전후해 현역 판정 비율을 늘려 병력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현역 판정 비율은 1986년 51%에 그쳤지만 신체검사 기준 완화 및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13년 91%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현역 입영 적체 문제가 불거지고 현역병을 정예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2015년 BMI 기준 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병력 수급을 조정함에 따라 지난해 80.4%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2016년을 끝으로 현역 입영 적체 문제가 해소됐고 현역병 감소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준을 다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공군이 7월 29일∼8월 6일 11월 입대 예정인 일반기술·전문기술병 분야에 총 1429명을 모집했지만 833명만 지원하는 등 2009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공군병 모집 미달 사태가 발생한 사실이 이날 알려졌다. 이는 육군병 복무 기간이 2021년 말까지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되는 반면 공군은 24개월에서 22개월로 단축되는 등 복무 기간 격차가 더 벌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대#현역병#입대 신체기준#병력공백#bmi 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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