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비오 신부와 5·18 헬기 사격 목격 평신도 있어”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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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 법정서 증언 "전두환씨,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탄약관리 군인 "지급 수량과 반납 수량 달라"

1980년 5월 고 조비오 신부와 함께 광주 상공에서의 헬기 사격을 목격한 천주교 신도가 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장동혁)은 2일 회고록을 통해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사자명예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8)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고 조 신부의 조카이자 이 사건 고소인 중 한 명인 조영대 신부와 1980년 5월 육군 31항공단에서 탄약을 관리했던 최종호(당시 계급 하사) 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조 신부는 “고 조 신부는 천주교 광주교구에서 존경받는 큰 사제였다. 교황청으로부터 고위성직자 칭호도 받았다. 생전 ‘양심을 걸고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또 “1980년 5월21일 호남동성당에 고 조 신부를 포함한 사제 8명이 모였었다 들었다. 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도록 역할을 해보자는 취지였다고 한다. 모임이 끝나고 다른 사제들이 떠난 한참 뒤 성당에서 나오던 고 조 신부와 함께 같은 성당에 있던 평신도 이모 씨도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평신도 이 씨도 고 조 신부와 함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조 신부는 “이 씨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고 조 신부와 함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사실은 불과 10여 년 전에서야 이 씨로부터 듣게 됐다. 또 생전 조 신부로부터도 당시 평신도와 함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슴이 아프고 분노가 치민다. 사제를 지칭,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한 것에 대해 얼마나 큰 모독감을 느꼈는지 모른다. 사제에게 어떻게 그런 망언을 할 수 있는가”라며 전 씨를 고소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진리는 승리할 것이다. 전 씨는 회개하고, 사죄해야 한다. 역사와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신부에 앞서 증인으로 나선 최 씨는 “31항공단의 모든 탄약을 관리했다. 탄약 장교로부터 ‘전투용탄을 지급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1980년 5월20일 또는 5월21일 오전께 탄약을 지급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어 “비상이 걸려 전투용탄이 지급된 것은 군 생활 3년 동안 처음이었다. 고폭탄, 20㎜ 보통탄, 7.62㎜ 기관총탄 등 3종류 4통 정도를 지급했다. 여기에 비상대기 중인 코브라 1대와 500MD 헬기에도 각각 탄약 1통씩을 지급했던 것 같다. 고폭탄은 전쟁 때만 사용한다. 상관에게 ‘지급해도 되느냐’고 묻자 ‘따지지 말고 반출해주라’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주일 뒤 반납을 받아보니 헬기 출동때 지급한 탄약보다 3분의 1정도 줄어든 상태였다. 다만 고폭탄은 그대로 였다. 무장 헬기가 광주로 출동했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광주 아니고서는 출동할 곳도, 실제 사격 할 만한 곳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최 씨는 “탄약이 모두 연결돼 있어 일부만 잃어버릴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전 씨는 2017년 4월에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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