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초유의 ‘중간간부 공백’…대규모 땜방인사 불가피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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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간부급 인사 전후로만 검사 40여명 줄사퇴 여파
윤석열 사단·특수통 '중용'…정권수사·강력통 등 '한직'
보직 공석 갈수록 ↑…이르면 내주 초 추가 후속인사

‘윤석열호’ 검찰 고위·중간간부급 인사 이후 검사들의 ‘줄사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곧 후속 인사가 추가로 단행될 전망이다. 사의를 표명한 검사 규모가 예상보다 크고, 그에 따라 공석이 된 보직들이 많아진 만큼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 추가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중간 간부 인사를 전후한 지난달 29일부터 전날 오후께까지 40명 이상의 검사들이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 글을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사의를 밝혔다.

사의를 밝힌 검사 중에는 장기석(48·사법연수원 26기) 전 제주지검 차장검사, 류혁(51·26기) 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고은석(51·28기) 전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등 고검 검사로 발령된 이들 외에도 대전지검 형사부장으로 각각 발령된 김태권(47·29기) 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안희준(43·30기) 전 서울서부지검 형사부장 등 각 검찰청에서 보직을 맡은 검사들도 사의를 밝혔다.

이날 오전에도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로 발령된 한웅재(49·사법연수원 28기) 대구지검 경주지청장이 사의를 표했다. 한 지청장은 “점점 다른 사람의 잘못을 가려내고, 법을 집행하는 것이 두려워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한 주진우(44·31기) 부장검사가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의 인사 발령 이후 “공직관이 흔들리고 있다”며 사의를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에 따른 사의 표명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 통상 검찰 인사 전후로 검사들이 사직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에는 그 숫자가 이전보다 더 많다는 취지다.

법조계에서는 그 이유로 이번 인사가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의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과 소위 ‘특수통’이라 불리는 검사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한 데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에 반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에 대해서는 ‘좌천성’ 인사가 진행됐거나 소위 ‘강력통’, ‘공안통’이라 평가받는 검사 등은 사실상 한직 곳곳에 배치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윤 총장 취임 이후 인사의 ‘기수 파괴’ 범위가 기존보다 훨씬 더 넓다”며 “그만큼 이번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하는 검사가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사 줄사퇴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장·부장 등 보직이 비는 경우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인사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서 법무부가 조만간 추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의 표명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보완해 조직 안정화를 도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말께 개별적으로 의사를 확인한 뒤 이르면 내주 초 추가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사직을 희망하는 검사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각 검찰청의 보직 또한 공석이 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며 “조직 수습 차원에서 추가 인사는 필수적이다.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도 “인사 발표를 전후해 사의를 밝히는 인원이 생기면 그에 따른 후속 인사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검찰청의 보직을 공석으로 남겨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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