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황병승, 자택서 숨진 채 발견…박진성 “사회적 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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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4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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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황병승 씨(49)
시인 황병승 씨(49)
시인 황병승 씨(49)가 24일 경기도 고양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구체적인 사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중앙선데이 보도 등에 따르면, 황 씨의 시신은 부모에 의해 발견됐다. 황 씨와 생전 친분이 있던 시인들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전날 경찰과 함께 황 씨의 집을 찾았다가 발견한 것.

현재 황 씨의 시신은 고양시 원당 연세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경찰은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 부검을 실시하고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황 씨가 사망한 지는 보름쯤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변 시인들에 따르면, 황 씨는 최근 우울증과 대인기피, 알코올의존증 등에 시달렸다. 2016년 문단에 번진 미투 폭로 속에서 황 씨가 강의했던 서울예대 캠퍼스에 성추문을 폭로하는 대자보가 붙었던 것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진성 시인 트위터 캡처
사진=박진성 시인 트위터 캡처

소식이 전해진 뒤 시인 박진성 씨는 트위터를 통해 “불과 몇 달 전에도 연락을 했었는데…”라며 허탈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박 씨는 황 씨의 타계를 두고 “문단이라는 이상한 집단이 죽인 ‘사회적 타살’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황병승 시인은 2016년 10월, 몇몇 무고한 사람들에 의해 성범죄자로 낙인 찍힌 후 황폐하게, 혼자 고독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며 “문단이라는 거대한 이해 집단이 황병승 시인을 죽인 ‘공범들’”이라고 했다.

한편 황 씨는 2003년 ‘파라21’을 통해 등단했다. 이후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 ‘트랙과 들판의 별’, ‘육체쇼와 전집’ 등을 썼다. 제11회 박인환문학상(2010), 제13회 미당문학상(2013) 등을 수상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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