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풍경]‘추억의 갈증’ 적셔주는 우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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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는 새로운 것(뉴·new)과 옛것(레트로·retro)을 합친 말입니다. 복고를 새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새 의미를 찾는 새 트렌드입니다. 인천 구석구석에 온전히 살아있는 과거를 현대 감각으로 되짚어 봅니다.》
 
수도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동네마다 우물이 있었다. 두레박으로 퍼 올린 물을 바로 식수로 마셨다. 우물가에 모여 빨래를 했고 여름철에는 아이들에게 등목도 시켰다. 우물 안은 언제나 서늘해 냉장고 역할을 했다. 두레박 물통에 수박을 담아 우물 안에 담가 뒀다가 시원하게 먹었다. 가정마다 수도가 보급되었지만 가뭄으로 단수가 되면 우물가에 사람들이 몰렸다. 심한 가뭄 때는 우물도 말라붙어 새벽부터 우물가 앞에 물지게와 초롱이 길게 줄을 섰다. 우물은 동네의 ‘1급 시설물’이었다. 그 나름대로 사용 규칙을 세워놓았고 청결을 유지했다. 먼지와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커다란 지붕을 씌웠고, 아예 뚜껑을 만들어 닫아 놓기도 했다. 이끼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우물 안을 청소하는 날은 어김없이 마을 잔칫날이었다. 뛰어놀다가 우물가로 달려가 벌컥거리며 물을 마셨던 그 시절이 그립다.

글·사진=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
#수도#우물#두레박 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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