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얼마나 맛있길래?’…도둑에게 털리고 대박난 빵집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6월 14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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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한남동 장발장’에게 가게를 털린 빵집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7일 새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제과점에 침입해 약 4시간 동안 빵 5만 원어치를 먹어치우고 현금 30만 원을 훔쳐 간 40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과 제과점 운영자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황당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도둑이 무심코 먹어본 빵 맛에 이끌려 가게를 좀처럼 떠나지 못하고 수차례 들락날락했다.

밤 12시 50분께 불이 꺼진 제과점에 침입한 이 남성은 처음에는 문 앞에서 머핀 한 개를 먹어 보고는 맛있었는지 다시 돌아와 몇 개를 더 골라 먹었다. 이후 매장을 나갔다가 또 돌아와 유리 진열장에 놓인 케이크를 먹어치웠다. 그리고 하나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가 이내 또 돌아왔다. 도둑은 케이크를 더 먹고 두 개를 챙긴 뒤에야 오전 4시 30분께 가게를 완전히 떠났다.

운영자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경찰들과 함께 CCTV 영상을 보다가 ‘빵’ 터졌다"라며 "도둑이 돈보다 빵 한번 먹고 4번 리필해 먹는 건 처음 보고 들어보는 상황이라 경찰들도 어이없어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돈이야 또 벌면 되는 거고 케이크도 어차피 남은 케이크라 그렇게 화 나거나 속상하지 않다"면서 "CCTV를 보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빵을 너무 열심히 먹어주셔서 감사하기까지 하다"고 적었다.

이 소식에 누리꾼들은 "대체 빵이 얼마나 맛있길래 도둑이 가게를 못 떠나느냐"며 가게 위치나 도둑이 먹은 제품을 알려달라는 질문이 쇄도했다. 해당 CCTV 장면은 ‘한남동 장발장’ 등의 제목으로 공유되며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주인은 ‘도둑의 PICK’이라는 이름을 달아 해당 제품명을 나열하며 "30만 원 훔쳐 가신 도둑님, 덕분에 300만 원어치 홍보 효과를 봤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제과점 인스타그램에는 현재도 "뉴스 보고 왔다"라며 관심을 보이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제과점 운영자는 도둑이 안쓰러워서 돈은 돌려받지 않을 생각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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