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경찰 유착 의혹’ 공익신고…제2의 버닝썬 되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3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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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YG·경찰 유착 의혹 공익신고서 접수
'신빙성 있다' 검토되면 검찰이나 경찰 이첩
버닝썬 파문 때도 승리 성접대 등 공익신고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아이콘’ 멤버 비아이(23·본명 김한빈)의 마약 의혹, 그리고 당시 경찰과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유착 의혹에 대한 공익신고가 접수되면서 ‘버닝썬 수사’와 유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권익위에서 공익신고의 신빙성이 인정될 경우 수사 착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3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공익신고를 한 인물은 방정현 변호사다. 방 변호사는 버닝썬 파문 당시에도 관련 의혹을 공익신고해 대중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실제 마약수사를 받았던 A씨를 대리해 지난 4일 권익위에 비실명 공익신고서를 제출했다.

방 변호사가 권익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비아이의 마약, 3년전 A씨에 대한 경찰 수사 당시 YG의 개입, 이에 따른 경찰과 YG 사이 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전까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추가 정황 자료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공익신고 대상에는 비아이와 YG관계자, 경찰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버닝썬 수사 당시 경찰 유착의혹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A씨가 자신도 (마약) 처벌을 받게 될 위험과 신변 위험을 무릅쓰고 3년 만에 비실명 대리 신고를 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신고가 주목되는 건 권익위가 이를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경찰이나 검찰에 이첩을 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당시 YG 양현석 대표가 A씨를 직접 만나 진술 번복을 종용한 의혹 등에 대해 수사기관이 나설 수도 있는 것이다.

권익위는 지난 2월 버닝썬 수사 당시에도 공익신고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방 변호사는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정준영(30)씨 등 남성 연예인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 내용, 클럽·경찰 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권익위에 공익신고 했고, 이는 3월에 수사기관으로 넘겨졌다.

그리고 이 카카오톡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이 승리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34)씨가 연루된 식품위생법 사건의 뒤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윤모 총경에 대해 사건 수사 상황을 알아본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됐을 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결론이 내려졌다.

다만 지난해 7월 버닝썬에서 불거진 미성년자 출입 무마 사건과 관련해서는 클럽과 경찰 간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 강모씨가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이 사건을 증거부족으로 종결한 현직 경찰 등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따라서 비아이에 대한 마약 의혹이 권익위 판단에 따라 버닝썬 파문 당시 ‘절반의 성과’로 마무리된 경찰 유착 수사에 다시 불을 붙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더구나 당시엔 대상이 클럽이었다면 이번엔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 중 한 곳인 YG와 이 회사를 이끄는 ‘연예계 거물’ 양현석 대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비아이의 마약 의혹은 지난 12일 언론 보도를 통해 그가 마약 투약 및 취급 피의자인 A씨와 2016년 4월 나눈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가 공개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아이는 메신저를 통해 ‘나는 그거(LSD·마약 종류) 평생 하고 싶다. 쎈거야?’, ‘난 천재되고 싶어서 하는거임’, ‘너랑 같이 (LSD를) 해봤으니까 묻는다’, ‘대량 구매는 디씨 안 되냐고?’ 등의 발언을 했다.

같은해 8월 체포된 A씨는 1차 피의자 신문에서 경찰에게 ‘2016년 5월3일 마포구에 있는 ’아이콘‘ 숙소 앞에서 LSD를 비아이에게 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나 경찰은 이후 비아이에 대한 소환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에 대해 “A씨가 3차(2016년 8월30일) 피의자 신문에서 ‘비아이가 요청한 건 맞지만 실제로 구해주진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해 조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아이는 지난 12일 SNS를 통해 “한때 너무도 힘들고 괴로워 관심조차 갖지 말아야 할 것에 의지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또한 겁이 나고 두려워 하지도 못했다”고 마약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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