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심리학자 “고유정 시신 유기 방법, 일종의 장례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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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1일 0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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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사진=채널A
고유정. 사진=채널A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 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고유정(36)이 시신을 훼손해 종량제봉투에 넣어 유기한 것을 두고 "일종의 본인 혼자만의 장례 행위일 수 있다"라는 분석을 냈다.

이수정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유정이 전 남편에게 극도의 집착 같은 걸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자 살인범 중 배우자를 살해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 경우 그들의 성격 특징이 '경계성 성격 장애'라고 나오는 외국 연구물들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여성들은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하다. 잘할 때는 다시 없게 잘하기 때문에 연애가 장기간 계속됐을 거다. 결혼하면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을 거다. 이런 성격이면 포악해지기도 하다. 그래서 아마 폭력적인 행위들을 반복하다 결국 이혼까지 가게 된 건 아닌지"라고 했다.

이어 "그 폭력 행위를 하면서 남편한테 사랑받기를 원한다. 폭력 피해를 당하지만 참고 있었으면 혼인 관계가 안 깨졌을 텐데, 그 관계가 깨진 게 내 모든 불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 남편한테 유감이 굉장히 컸을 텐데 이 사람이 면접 교섭권 소송을 시작한 거다. 자기는 제주도랑 인연을 끊고 살고 싶었는데 소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주도에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그걸로 아마 격분하고 앙심을 품었을 거다. 재판 중에 막 소리를 지르고"라고 말했다.

고유정이 살해 도구를 산 뒤에 마트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심지어 범행 후 남은 물건을 환불한 것에 대해선 "일상적인 가정주부로서의 생활 습관이다. 감정 기복이 심해 흥분했다가 가라앉기도 한다. 돈이 많았던 것 같지는 않다. 남은 물품을 환불하고, 포인트 적립은 살림하는 여자들 같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유정이 전 남편의 시신 일부를 종량제 봉투들에 넣고 유기한 것에 대해선 "이건 일종의 본인 혼자만의 장례 행위일 수 있다. 집착이 많은 대상이었기 때문에 장기 이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일부씩 유기하면서 느낀 정서적인 변화 같은 게 있을 거다"라고 추측했다. 고유정은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 여행용 가방, 비닐장갑 등을 구매했다.

이어 "내가 너무나 사랑했던, 그러나 나를 버린 이 앙심을 한편으로는 품었지만 결코 정리하기가 어려운 이 애정의 대상에 대해서 결국에는 여러 번의 그런 유기 행위를 통해서 아마 마음의 정리를 했을 개연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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