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서 전남편 살해 30대, 재혼남 아들도 사망

범행 도구 추정 톱 등 발견…경찰 “보강 조사 필요”
범행 동기·시신 유기 장소 등 함구…경찰 수사 중

1일 전 남편을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살인)를 받고 있는 고모씨(36.청주)가 경찰에 체포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씨(36)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2019.6.1/뉴스1 © News1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여성이 경찰에 범행을 시인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일 살인 등의 혐의로 고모씨(36·여·충북 청주)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씨(36)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1차 조사를 마친 고씨는 “혼자 A씨를 죽이고 (펜션을) 빠져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씨의 진술과 주변 정황을 토대로 지난달 25일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고씨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살해 방법, 시신 유기 장소 등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2차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이 이뤄진 펜션 주변 등을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 시신은 찾지 못한 상태다.

다만 경찰은 고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톱 등을 발견해 고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고씨의 정신병력이나 동종 전과는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유족은 지난달 27일 오후 6시10분쯤 제주서부경찰서 노형지구대를 방문해 A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며 실종신고했다.

이후 이 날 오후 8시14분쯤 A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결과 제주시 이도1동에서 마지막 위치가 확인됨에 따라 제주동부경찰서로 사건이 이관됐다.

경찰은 당초 고씨로부터 “5월25일 아들과 함께 A씨를 만났고, 오후 5시쯤 펜션으로 이동해 같은 날 오후 8시쯤 펜션에서 나갔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펜션 주변 폐쇄회로(CC) TV 분석 결과와 내용이 달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CCTV에는 고씨와 A씨가 지난달 25일 오후 함께 펜션에 입실한 뒤 지난달 27일 고씨 혼자 퇴실해 차를 타고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펜션은 고씨가 사전에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와 함께 지난달 31일 혈흔 채취 검사인 루미놀 검사를 통해 고씨와 A씨가 묵었던 펜션의 거실과 욕실, 부엌 등에서 다량의 혈흔을 발견,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에 보내 해당 혈흔이 A씨의 것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유력 용의자인 고씨가 지난달 28일 배편으로 제주를 빠져나가 충청북도 청주로 이동한 것을 포착, 지난 1일 고씨가 살고 있는 청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 서장은 “피의자 신문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 많아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시신 유기 장소 등에 대한 보강조사를 실시한 뒤 오늘 중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지난 3월 고씨가 살고 있는 청주의 아파트에서 4살 배기 아들이 숨진 채 발견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아들은 재혼한 남편이 전처와 사이에 낳은 아들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사로 드러났다. 현재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