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정신과의사 환자, 심각한 배신감에 우울증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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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9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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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D수첩 갈무리
사진=PD수첩 갈무리
정신과의사 김현철 씨(44)로부터 ‘그루밍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한 여성 환자의 우울증이 심각한 배신감으로 악화됐다고 담당의가 설명했다.

김 씨로부터 그루밍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장형윤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9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분을 처음에는 제보자로 만났고, 그 후에는 주치의로서, 치료하는 환자로서 뵙고 있는데 신뢰했던 사람에게 아주아주 심각하게 배신을 당한 것이기 때문에 원래 갖고 있었던 어려움들, 우울증이라든지 이런 게 악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또 다른 의사를 신뢰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치료받을 길이 막히는 문제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 간사이도 한 장 교수는 “작년 초에 성적인 경계위반 피해자, 또 병원에서 일했던 전 직원 분들이 저희 학회에 제보 메일을 보내셨다. 이미 저희 학회에서는 그보다 조금 전에 있었던 유아인 씨에 대한 SNS 발언 건으로 징계심의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는데, 거기에 추가로 이런 제보들을 받게 된 거다. 처음에 저희가 그 제보들을 쭉 봤고 실제로 피해자분들이랑 전 직원들 만나서 정보를 들어보니 이 사안이 굉장히 심각하다고 판단을 해서 저희 학회 입장에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심의를 진행해 3월 말에 제명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씨의 그루밍 성폭력 의혹은 전날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 제기됐다. 방송에 따르면 환자 A 씨는 “(김 씨와) 만나면 모텔로 가기 바쁘고 호텔가고, 항상 모든 만남에 성관계가 포함돼 있었다”며 “제가 이상해서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니? 그냥 잠자리 대상으로 생각하니?’ 이렇게 묻기도 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까봐 혼자 전전긍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3년 동안 김현철 씨에게 치료를 받았다는 환자 B 씨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 B 씨는 “(김 씨가) 제 진료와 관계없는 본인의 사적인 얘기 같은 걸 조금씩 지속적으로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특별한 환자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B 씨는 김 씨에게 연인의 감정을 느꼈다. 이 같은 감정을 김 씨에게 고백하자 김 씨는 성관계를 요구했다. 두 사람은 총 5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김현철 씨는 ‘PD수첩’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그냥 있었는데, 강제로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관계는 합의에 할 수도 있고 비합의에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자 분이 당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본인이 맨날 항상 마지막에 예약을 한다. 빼도 박도 못하게. 제가 퇴근해야 하는데 그분은 뭔가 일을 낼 거 같은 분위기였다”고도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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