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법인분할’ 사태 왜?…社 “절호의 기회”, 勞 “생산기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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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8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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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국내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2위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면서 불거진 법인분할 사태가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 저지를 위한 노조의 실력행사로 이어지며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월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언론 등에서 보도되면서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현대중공업 노사는 난항을 겪어온 지난해 임단협에 겨우 합의해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었지만 대우조선인수 소식에 노조는 임단협 찬반투표까지 연기하며 긴급 중앙쟁대위와 대의원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대우조선인수 조건과 향후 조합원들에게 미칠 영향 등을 파악하는 내부검토에 착수했다.

노조는 10여일간의 내부 검토 끝에 지난 2월 11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첫 공식입장 발표에서 사측에 일방통행식 인수 중단을 촉구하며 반대입장을 공식 밝혔다.

이어 같은달 20일 실시한 대우조선인수 반대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조합원 51.58%의 찬성으로 가결되자 대우조선노조 등과 연합해 본격적인 인수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지난 3월 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대우조선 인수 밀실 합의 중단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본계약 체결에 극렬하게 반대했다.

당시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기존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누는 법인분할을 단행하고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한국조선해양에 출자한 뒤 한국조선해양 주식 일부를 취득해 공동으로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보유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과의 본계약 이후 노조와 조합원을 대상으로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법인분할 계획을 설명하고 5월 31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노조는 “법인분할이 되면 현재의 현대중공업은 오로지 생산기지 공장으로 전락하며 자산과 이익은 모두 지주사인 조선합작법인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기 시작했다.

노조는 또 법인분할 이후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에 대한 보장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조합원들로부터 법인분할 저지 서명을 받는 등 사측의 설명회 방해공작에도 돌입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내소속지와 사장 담화문을 통해 “물적분할을 통한 기업결합이 회사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라며 단협승계와 고용보장을 약속하며 노조측에 협조를 호소했다.

노사는 이후에도 한 달여동안 법인분할에 대한 유리한 여론을 선점하기 하기 위해 조합원들과 시민 등을 상대로 홍보전을 전개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 왔다.

결국 노조는 주주총회를 2주여 앞둔 지난 16일부터 ‘법인분할 저지와 생존권 사수’를 위한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파업투쟁에 돌입했다.

노조는 28일부터 전면파업과 함께 주총이 열리는 한마음회관까지 사전점거하는 등 주총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도 주총장소를 점거한 노조에 퇴거를 요청하고 박근태 노조위원장 등 간부 40여명에 대해 업무방해 및 상해죄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엄중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악의 경우 주총장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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