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선택한 치료법이 가장 좋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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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허리로 행복찾기]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원장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원장
40대 초반의 남성이 다리를 절며 병원을 찾았다. 그의 증상은 허리디스크와 일치했다. 검사 결과 요추 4, 5번 사이의 디스크가 심하게 돌출된 상태였다. 돌출된 디스크가 다리로 가는 신경을 꽉 눌러 당장이라도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지금 여러 가지로 수술할 상황이 못 되는데….”

환자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낯빛이 어두워졌다. 늙은 부모와 자식을 부양하려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술을 하면 만에 하나 예전처럼 힘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듣고 걱정이 태산 같았다.

“다른 방법은 없나요?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데, 힘이 떨어져 일을 못 하면 우리 가족은 살 수가 없습니다.”

삐져나온 디스크를 가장 깔끔하게 절제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이다. 하지만 수술을 하려면 뼈와 인대를 일부 제거해야 하는데, 그 여파로 드물기는 하지만 힘을 쓰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데도 예전에는 수술 외는 대안이 없었지만 요즘에는 의학이 발달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척추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허리디스크가 심한데도 수술을 원치 않는다면 ‘내시경 디스크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0.7cm의 작은 구멍을 옆구리에 내고, 내시경으로 보면서 삐져나온 디스크를 절제하는 시술이다. 뼈와 인대도 건드리지 않아 시술 후 힘이 떨어질 위험도 거의 없다.

수술을 걱정하는 환자에게 이 내시경 디스크 절제술을 권해 아무런 탈 없이 성공적으로 시술을 받았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일터에 복귀했다. 물론 힘을 많이 써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각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틈나는 대로 열심히 운동하고, 허리에 무리를 주는 자세나 동작을 조심하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지낸다.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은 본인이 수긍하고 선택한 치료법이란 생각이 든다. 의사 입장에서 아무리 좋은 최선의 치료법이라 해도 환자가 불안해하거나 환자의 특성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면 다른 치료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치료법은 다양하다. 각각의 치료법은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가 충분히 소통한 다음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원장
#허리디스크#허리통증#척추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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