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청약 양극화… 청량리-위례 모처럼 훈풍 불지만 외곽지역 미달 속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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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로 투자수요 줄어… 전문가 “경착륙 막아야”

이달 들어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엔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4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1순위 청약 939채 모집에 총 7만257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77.3 대 1에 달했다. 특히 전용면적 92m² 146채의 경쟁률은 302.7 대 1에 이르렀다. 3일 분양한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도 117채 모집에 3636명이 몰려 31.0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수도권 외곽으로만 나가도 시장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지난달 경기 시흥시 월곶동에서 분양한 ‘시흥월곶역 블루밍더마크’는 293채 모집에 105명만이 신청하며 188채가 미달됐다. 경기 평택시 ‘평택뉴비전엘크루’도 1391채 모집에 1순위 청약자는 70명뿐이었다.

전국 아파트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뿐만 아니라 수도권 내에서도 인기 단지와 비인기 단지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정부 규제로 거래절벽이 계속되고 주택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똑똑한 한 채’로만 쏠리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진행한 부산 북구 ‘신만덕 베스티움 에코포레’의 경우 250채 모집에 179명이 신청하며 71채의 미달분이 발생했다. 강원 동해시 천곡동 ‘이안동해센트럴’은 154채 모집에 115명이 신청해 39채가 미달됐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광혜원 지안스로가’는 90채 모집에 신청자가 단 한 명에 그쳤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는 지난해 12월 비규제 지역 전매기한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 이후 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4월 이후로는 ‘검단1차파라곤’ ‘검단신도시 예미지트리플에듀’ 등 7개 단지에서 총 6399채가 추가로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아파트 청약 양극화가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를 꼽았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무주택자 위주로 청약시장이 재편되면서 청약자들이 아껴둔 청약통장을 인기 단지에만 꺼내들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서울 강남3구 재건축단지들과 위례신도시를 중심으로 10개 단지 총 7502채가 공급을 준비하고 있어 청약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지방 등 비인기 단지의 그늘이 더 짙어질 수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관리실장은 “분양권 거래가 자유로웠던 과거와 달리 실수요자 위주로 정부 정책이 개편된 지금은 거주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 가치까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심광일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해 주택 경기가 경착륙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매우 크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 매입을 다시 시행하는 등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수도권#아파트 청약#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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