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땅끝서 온 ‘슈퍼맨’ 소방관 “570㎞ 달려 속초 화재와 싸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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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6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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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이 이틀째 계속된 5일 오후 강원 속초 장천마을에서 잔불정리를 하던 전북소방 소속 소방관들이 방화복을 세척하고 있다. © 뉴스1 서영빈 기자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이 이틀째 계속된 5일 오후 강원 속초 장천마을에서 잔불정리를 하던 전북소방 소속 소방관들이 방화복을 세척하고 있다. © 뉴스1 서영빈 기자
“텔레비전과 상황보고를 통해서 사태 심각성을 보고 ‘혹시’하는 마음에 출동 준비를 했고, 명령에 따라 한달음에 출동했다.”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의 심각성이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되던 5일 새벽 전국의 소방관들은 당직 근무를 조정하고 소방차에 몸을 실었다. 강원도를 향하는 양양고속도로는 칠흑같은 새벽 소방차로 가득 찼다. 붉은 사이렌을 따라 고성과 속초 곳곳에 진화 인력이 ‘긴급 수혈’ 됐다. 가장 먼 곳에서 온 ‘땅끝’ 전남 해남의 박경용 소방경(55)팀도 그 무리에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총력 대응” 지시를 전후로 5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소방차 872대, 인력 3200여명이 고성·속초에 도착했다.

해남에서 4일 밤 늦게까지 화재를 진압한 박 소방경 팀은 5일 새벽 3시 소집돼 이날 낮 12시경 고성에 도착했다. 박 소방경은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 호 원유 유출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단일 화재로 인접 도계를 벗어나 장거리 지원을 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착 당시 큰 불은 인접한 강원·경기·경북 소방에서 끈 탓에 방송을 통해 본 화염은 잦아든 상태였다. 그러나 박 소방경은 “그래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면서 잔불정리에 치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년간 해남평야 화재현장을 누비면서 누구보다 잔불의 위험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해남팀’은 약 8시간 동안 진화작전을 펼치고 속초 장천마을을 떠났다. 그는 “근무 등 때문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면서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형 산불에도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산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불조심을 정말 당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성·속초·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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