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경찰, 국회 충돌…김명환 위원장 등 25명 연행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3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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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진입 시도허다 연행…공무집행방해 검토 중“
민노총 ”조합원 즉각 석방하라…내일 중 대의원회의“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반대하기 위한 집회를 벌인 3일 김명환 위원장 등 25명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연행됐다. 전날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한데 이어 이날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경찰과도 수 차례 충돌해 이틀 간 총 33명이 체포됐다.

다만 이날 예정됐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가 무산되면서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라는 민주노총의 집회 취지는 일단 달성된 모습이다.

경찰과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개정, 최저임금제 개편 등을 반대하기 위해 열린 민주노총 집회에서 조합원 2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김 위원장과 조합원들은 오전 10시45분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 소위를 참관하기 위해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 분위기가 격해지면서 국회 담장을 뛰어넘기도 했고, 울타리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과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 간부들을 포함한 19명이 오전 집회에서 체포됐다.

연행된 이들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서대문경찰서, 서부경찰서, 양천경찰서 등으로 분산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역대 정부를 통틀어 민주노총 현직 위원장이 집회 와중에 연행되기는 처음”이라며 “민주노총의 노동기본권 및 노동법 개악 중단 요구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집회를 이어갔다.

민주노총 등 53개 진보단체가 모인 민중공동행동은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법개악 저지투쟁 지지·규탄’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노동자를 빈곤과 죽음으로 내모는 최저임금제와 탄력근로제 개악, 대기업재벌과 경총이 노동3권을 제한하라고 요구한 청부입법까지 수용하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연행된 김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냈다.

마이크를 잡은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위원장을 비롯한 동지들을 연행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며 “빠른 시간 안에 석방해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에도 경찰과 대치 후 충돌이 이어졌다. 민주노총은 오후 2시부터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시44분께부터 다시 국회 진입 시도에 나섰다.

경찰은 무너진 담장을 대신해 임시 방벽을 세웠으나 집회 참가자들이 밧줄을 이용해 방벽을 무너뜨렸고, 이내 충돌이 시작됐다. 흥분한 민주노총 조합원과 경찰관이 격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충돌 중 부상을 입고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조합원과 경찰관이 목격됐고, 취재진이 부상을 입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은 다섯 차례 집회 해산명령을 발표했지만 민주노총은 국회 진입시도와 연좌 농성을 이어갔다. 결국 오후에 민주노총 조합원 6명이 추가로 경찰에 연행됐다.

민주노총 측은 전날에도 김학용 환노위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간부 8명이 연행됐다. 이틀간 총 33명이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한편 이날 집회는 오후 5시30분께 탄력근로제 확대를 심사할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해산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 개최 불발은 민주노총 투쟁의 결과다. 민주노총 조합원의 승리”라며 “강제 연행한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부, 조합원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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