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베이징, 선양 등 중국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보다 약 23%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의 고농도 미세먼지 유입이 늘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국내 대기정체로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승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6일 ‘최근 초미세먼지(PM 2.5) 고농도 원인 평가’ 브리핑에서 “올해 북경과 선양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3% 증가했다”며 “일평균 최대값과 나쁨 일수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의 1~2월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7㎍/㎥, 일 최대 129㎍/㎥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나쁨 일수 또한 23일로 크게 악화됐다.
3월 들어서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6일째 매우 나쁨 수준을 유지하는 등 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날 서울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일평균 135㎍/㎥을 기록하며 지난 2015년 정부가 공식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과 우리나라 모두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여건 악화로 미세먼지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보다 23%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신 원장은 “올해 1~2월과 3월초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주변의 잦은 고기압대 형성으로 인한 대기정체, 서풍계열 풍향 증가, 차가운 북풍기류 남하 감소 등 기상여건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산둥·요동 지역 등 국외 초미세먼지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국내 발생 오염물질이 대기 정체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고농도 현상이 지속된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환경연구원 분석 결과 지난달 20일 미세먼지 외부 유입을 추적할 수 있는 황산염이 4.6배 증가했다. 중국 원소절(음력 정월대보름)인 2월19일 폭죽놀이 행사 후 베이징 기준 약 20시간 후 스트론튬, 마그네슘 등 폭죽 연소산물이 서울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시계열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면 베이징시 미세먼지 농도가 19일 오후 7시 174㎍/㎥, 선양의 미세먼지 농도가 20일 오후 8시 177㎍/㎥를 기록한 후 약 12~20시간이 지나 서울의 고농도 미세먼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됐다.
3월2일에도 북경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낮 12시 231㎍/㎥를 기록한 뒤 30시간 후 서울에 영향을 줬다. 고농도 미세먼지 때 중국 등 외부 요인 영향은 70% 내외로 분석된다.
중국의 영향에 더해 지구온난화로 갈수록 악화되는 기상 여건이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 원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기후변화 대응이 곧 미세먼지 대응”이라며 “재원과 노력을 투입해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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