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 대학교수, 남편 선거운동에 제자 동원 물의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0일 1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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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개강 맞춰 수업거부 및 자진사퇴 서명운동 계획
교수, 일부 사실 인정…공개사과·학과장 사퇴

광주 모 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남편의 선거운동에 지도 학생들의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해당 교수는 “지난 2016년 선거사무실 개소 때 학생 4명이 자발적으로 도와줬으며 권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강요 하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20일 광주 모 대학 학생들에 따르면 학교가 개강하는 3월부터 A교수의 강의를 거부하고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A교수가 2016년과 지난해 두 차례 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남편을 지지해달라면서 선거사무실 개소식·북 콘서트 등 선거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A교수는 내빈 안내 업무를 도와준 학생들에게 사례금을 전달했다”며 “실습시간에는 선거에 출마한 남편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이 출마한 지역구에 거주하는 학생을 파악했고 선거운동원 명찰을 단 채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었다”며 “선거운동 관련 전화를 이유로 강의 중 30분~40분 동안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학과장에 부임한 A교수가 학생회비 납부를 종용했던 점도 문제 삼고 있다.

학생들은 “A교수는 학생회비 미납한 학생들을 따로 부르거나 지도교수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학생회비 납부를 요구했다”며 “‘학생회비를 미납할 경우 지도교수가 대신 내야 한다’는 이유로 재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교수는 교내 복도 게시판에 ‘선거운동에 따른 근무 태만’과 ‘학생회비 납부 독려’ 등에 대한 공개사과문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선거 운동 중 우연히 실습학생들을 만나 인사한 적은 있지만 학교 또는 실습장소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며 “2016년 선거 때는 학생 4명이 자발적으로 도와줘 교통비 명목으로 5만원을 건넸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선거에서는 5월 북 콘서트 당시 도움을 구했지만 참여 학생이 없었다”며 “권위를 이용해 학생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한 적은 없다.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생회비 납부 종용에 대해서는 “침체된 학생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였다”며 “좋은 취지였지만 학생들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발이 거세지자 A교수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학과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학교 측에는 1년 간 휴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학교 측은 지난 14일 A교수에 대한 1차 징계위원회를 열었으며, 오는 25일 열릴 2차 징계위원회를 통해 A교수의 입장을 청취할 계획이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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